수사권 조정發 검·경 신경전 격화

경찰 수장 망신 주기 vs 검찰 총수 입건 맞불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5/17 [10:48]

수사권 조정發 검·경 신경전 격화

경찰 수장 망신 주기 vs 검찰 총수 입건 맞불

송경 기자 | 입력 : 2019/05/17 [10:48]

검찰/경찰 총선 개입 혐의로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 구속영장
경찰/부하 검사 공문서 위조 묵인 혐의로 김수남 전 총장 수사

 

정부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에 검찰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전직 경찰 총수를 조준하고, 경찰은 전직 검찰 총수를 입건하면서 검·경 간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 강신명,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검찰, 강신명·이철성 구속영장


먼저 두 전직 경찰 수장이 나란히 구속 위기에 놓이는 수난을 겪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경찰 정보 업무의 특성’ 주장과 ‘불법 정치 개입’ 주장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에 주목하고 있다.


5월15일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강신명(55)·이철성(61) 전 경찰청장의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소위 친박(친 박근혜계)을 위해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수립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당시 정권을 위해 ‘맞춤형’ 정보를 수집하는 등 공무원의 선거관여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검찰은 이들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이었던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당시 대통령·여당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인 세력을 ‘좌파’로 규정하고, 불법 사찰해 견제 방안을 마련했다고도 보고 있다. 


진보 성향 교육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및 국가인권위원회, 특정 언론사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불법 사찰을 벌인 뒤 이에 대한 견제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경찰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불법 사찰 등을 통해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생산해 제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권으로부터 경찰 조직에 대한 편의와 영향력 상승 등을 기대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보국 작성 내부 문건 등 이를 입증할 만한 다수의 객관적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 측은 심사에서 경찰 정보 업무의 특성을 강조하고, 관련 법령 또한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강 전 청장은 구속 심사를 받게 된 심경 등을 10여 분간 직접 적극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검찰은 “수사권 조정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들의 하급자로서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한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바 있는 박모·정모 치안감 측도 정보 업무의 관행을 주장하며 법리적 관점에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법원은 두 전 청장의 ‘업무 특성’ 등 주장과 검찰의 '불법 정치 개입' 주장을 두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전 청장은 서울구치소에서 법원 판단을 기다릴 예정이다.

 

경찰, 김수남 직무유기로 입건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들이 부하 검사의 공문서 위조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고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5월15일 밝혔다.


고발장을 접수한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김 전 총장 등이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무마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장검사는 이 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지난 4월19일 서울경찰청에 접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사건을 4월30일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고발장 등에 따르면 2015년 12월 A검사는 고소인이 낸 고소장을 분실한 뒤, 고소인이 앞서 제출한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했다. 이후 실무관을 시켜 고소장 표지를 만든 뒤 상급자 도장을 임의로 찍어 위조했다. A검사는 이렇게 위조한 고소장을 바탕으로 사건 각하 처분을 내리고 상부 결재까지 받았다.


고소인이 이 사실을 알고 문제를 제기하자 A검사는 2016년 6월 고소장 분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검은 당시 위조 사건과 관련해 경위를 파악하지도 않은 채 A검사의 사직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장 검토를 진행 중이고, 고발인 조사 일정도 조율 중”이라면서 “(4명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와 관련해선) 조사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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