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부위 해부학적으로 알려주는 인체구조 설명서

매일 사용하는 당신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5/10 [10:35]

아픈 부위 해부학적으로 알려주는 인체구조 설명서

매일 사용하는 당신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5/10 [10:35]

나이가 들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흔한 말로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다. 2017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2.7세. 하지만 건강 수명은 그에 미치지 못해서 약 15~20년가량을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바람은 어느 때보다 크고, 관심도 높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작 자신의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모른다. 인체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한다. 마치 자동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자동차 정비를 맡긴 꼴과 비슷하다. 이래서는 몸이 아플 때 어디가 문제인지 짐작조차 못하고, 때로는 엉뚱한 건강 상식에 휩쓸려 되레 몸이 상할 수도 있다. 물론 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의사와 상담해야 하다. 하지만 제일 먼저 내 몸에 신경 써야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아픈 곳이 궁금할 때마다 활용할 수 있는 해부학 지식을 갖춘다면, 본인의 건강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의사 다케우치 슈지 박사가 해부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인체구조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체구조도, 기능도 모르면서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고 운동?
인체특성 해부학적으로 꿰뚫은 후 알맞게 대처하면 건강 OK!


정교한 인체구조 제대로 이해하고 운동과 영양섭취 신경 써야
인체의 불완전한 면 인지하고 잘 대처하면 오랫동안 건강 유지

 

▲ 2017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2.7세. 하지만 건강 수명은 그에 미치지 못해서 약 15~20년가량을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사진은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

 

“인간은 언젠가 수명을 다한다. 지금까지는 수명의 길이를 재는 척도로 평균 수명이라는 잣대를 이용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건강 수명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건강 수명은 건강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일상에서 의료나 간병 행위에 계속 의존하지 않고 자기 의사로 생명을 유지하며 자립해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히 살아가는 일에 관심을 둔다. 날마다 몸과 마음을 사용하면서 건강하게 살려고 운동을 하고, 몸에 좋다는 음식도 챙겨 먹는다. 이렇게 매일 사용하는 자신의 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본에서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 양성에 힘쓰는 한편 해부학, 해부 생리학 등을 연구하고 있는 다케우치 슈지 박사가 자신의 책 <인체구조 교과서>(보누스) 머리말에서 현대인들을 향해 던지는 건강 화두다.


의과대학에서 오랫동안 해부학을 강의해온 슈지 박사는 “정교한 인체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운동과 영양 섭취에 신경을 쓴다면, 누구나 건강한 삶을 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의사가 아닌 다음에야 복잡다단한 인체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슈지 박사는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 일반인이 알아야 할 지식 범위를 상정하고, 그에 맞게 해부학 강의를 풀어나간다.


“우리는 내 몸이니까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 그렇지’ ‘그래서 그렇구나’하고 새삼 놀라거나 ‘우리 몸이 이렇게 정교하다니, 신에게 감사드려야겠어’라고 깨닫는 일이 꽤 있다. 자, 손을 한번 들여다보라. 손바닥에 많은 잔금이 보일 것이다. 고생을 많이 해서 이렇게 많은 잔금이 생긴 것은 아니다. 점을 보기 위해 운명선이나 감정선, 생명선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가볍게 손을 쥐어보면 그 선을 따라 손이 접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종이접기를 할 때 미리 선을 살짝 눌러놓으면 그 홈을 따라 깨끗하게 접을 수 있다. 손도 마찬가지다 손가락 안쪽 관절 부위를 보면, 손을 쥘 때 구부러지는 쪽으로 가로줄 모양의 홈이 있다. 이 덕분에 피부가 잘 접히는 것이다. 피부가 집하는 부분의 반대쪽을 보면 튀어나와 있다.”


“비슷한 상황을 떠올려 보자. 주름 하나 없이 빳빳하게 세탁된 옷을 입으면 무릎과 팔꿈치를 잘 굽히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일단 무릎이나 팔꿈치를 굽히면 튀어나온 무릎이나 팔꿈치 쪽 천이 늘어난다. 그 다음 무릎이나 팔꿈치를 펴면 천이 늘어지고, 접힌 쪽 천은 주름투성이가 된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구부려보 면 쉽게 구부러진다.


이 같은 이유로 손가락 안쪽 관절 부위에도 가로줄이 나 있는 것이다. 가로줄 덕분에 쉽게 구부릴 수 있다. 손가락을 편 상태에서 손등 쪽 손가락을 보아도 관절 부위에 쭈글쭈글한 주름을 볼 수 있다. 팔꿈치나 무릎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팔꿈치를 편 상태에서 팔꿈치 쪽을 만져보면 피부가 늘어져 있고 그 피부를 잡아당기면 부드럽게 늘어난다. 사람 몸은 이처럼 상황에 맞추어 변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즉 신체를 구성하는 기관은 그 기능에 적합한 형태를 띤다.” 


슈지 박사는 “우리 인체는 그 구조와 기능을 알면 알수록 신의 한수라고 감탄할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지만 한편으로는 왜 어째서 이렇게 되어 있는지 또는 이렇게 되어 있지 않은지 의문스러운 부분도 꽤 많다”면서 “우리 몸이 진화하면서 얻은 오류와 단점인데, 이런 요소도 바르게 이해하고 운동과 영양 섭취에 신경을 쓰며 일상을 보낸다면 건강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그는 머리, 팔다리, 복부 등 일반인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신체 부위별로 인체를 나누고, 해당 부위에 상응하는 해부학 지식을 정리해 소개한다. 각 기관(장기)의 위치와 역할을 밝히고, 구조와 기능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다.


과식해서 위가 아프거나 배가 차갑고 아플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위는 바로 복부다. 복부에는 위와 간, 췌장 등 주요 장기가 자리 잡고 있다. 위는 음식물을 소화하고 강력한 위산으로 살균하는 작용을 한다. 간은 우리 인체의 화학 공장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췌장은 소화액인 췌액과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한다.  

 

▲ 요즘 사람들은 인체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한다.   <이미지 출처=보누스>    


슈지 박사가 해부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는 위·간·췌장에 관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위에 구멍이 났다는 말을 하는데 정말로 구멍이 날까?


정말로 구멍이 난다. 이를 위천공(胃穿孔)이라고 한다. 빈속일 때 명치 부분이 아픈 증상 또는 복부 팽만감이나 속이 거북한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었거나 만성 스트레스, 과식, 과음 등이 원인이 되어 생긴다. 만성위염이 악화되면 위궤양이 되기도 한다. 그럴 경우 위 점막이나 위벽이 헐어서 구멍이 나는데 이를 위천공이라고 한다.  위천공을 방치하면 위 속에 있는 물질이 복막염을 일으키고,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천공이 생기기도 하는 위벽은 몇 겹으로 되어 있을까?


위벽은 3층이다. 음식물과 접하는 내층은 입안의 점막이 계속 이어진 점막층이다. 위 점막에는 세로로 난 주름이 많이 있다. 이 주름들 사이에는 ‘위소와’라는 작은 홈이 무수히 있고, ‘위소와’의 바닥에 위액을 분비하는 위샘이 몇 개씩 열려 있다. 가운데층은 바깥쪽에서부터 총주근·윤주근·자주근이라는 평활근(민무늬근) 3개로 구성된다. 위의 출구(유문)인 윤주근은 점점 두꺼워져서 유문괄약근이 된다. 외층인 장막은 장의 외층을 둘러싸고 있는 복막을 이룬다. 복막은 복강 내벽이 되는 장막인 벽측복막과 위와 장의 표면을 덮는 장막인 장측복막으로 나뉜다.


▲위벽은 왜 위액에 녹지 않을까?


음식물은 위에서 위액과 섞이면서 소화된다. 이 작용은 위벽의 근육이 움직이면서 비롯된다. 외부에서 들어온 음식물에는 세균처럼 유해한 물질도 들어 있으므로 위액 성분인 위산(염산)이 살균과 무독화 작업을 한다.


위액에는 화학적 소화 작용을 하는 펩신이 들어 있다. 펩시노겐은 위산의 성분인 염산에 의해 단백질 분해 효소인 펩신으로 바뀌어 단백질을 분해한다. 펩신과 위산은 단백질로 구성된 위벽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위벽이 산에 노출되면서 걸리는 위염이 바로 그런 경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위샘에서 위액을 분비한다. 이 위액에 든 점액이 위산으로부터 위장 점막을 지켜준다.


▲역류성 식도염은 무엇이 역류하는 걸까?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은 식도에서 위로 이동한다. 위로 이동한 내용물에는 위산이 섞인다. 위산은 강산(pH1) 그 자체다. 위산이 든 내용물이 거꾸로 식도로 돌아가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말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속쓰림이나 트림 등 불쾌한 증상을 일으키는 식도 염증성 질환이다.


소화관의 벽을 구성하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음식물이 밀려간다. 식도와 위의 윤주근은 수축한 상태에서 통로인 관을 닫고 있다가 음식물이 밀려 내려오면 관을 확장하여 분문(위의 입구)을 연다. 그리고 음식물 뒤쪽에 있는 윤주근이 수축되면 음식물은 앞으로 밀린다. 이를 연동운동이라 한다. 그런데 분문에 있는 윤주근이 이완된 상태라면 뚜껑 역할을 하지 못해 위의 내용물이 역류하는 것이다.


▲위에도 괄약근이 있을까?


괄약근이라고 하면 사람들 대부분은 항문괄약근을 떠올리지 않을까? 항문괄약근은 소화관의 출구인 항문을 조이고, 뚜껑 역할을 해서 배설물인 변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한다. 나이가 들면 항문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변실금 증상’을 보이 기도 한다. 이때 항문을 조이는 괄약근 훈련이 도움이 된다.


소화관 벽에는 근과 종주근이라는 근육이 있는데, 윤부근이 발달한 근육을 괄약근이라고 한다. 괄약근은 뚜껑 역할뿐 아니라 역류를 방지하는 밸브 작용도 한다. 십이지장은 위산으로 산성화된 음식물을 췌액(이자액)으로 중한다. 이렇게 중화된 음식물이 위로 돌아간다면 위산과 섞여 다시 산성이 될 것이다. 그래서 십이지장에서 위로 음식물이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문에도 괄약근인 유문괄약근이 존재한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왜 속이 거북해질까?


음식물을 섭취하고 배변하기까지는 24~74시간 정도 걸린다. 음식이 입에서 식도를 통과하기까지는 몇 십 초에서 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지만 사실 천천히 꼭꼭 씹어야 소화와 흡수가 더 잘된다. 위에 도달한 음식물은 3~5시간 정도 머무르면서 위의 연동운동과 교반운동으로 위액과 섞여 죽과 같은 모습이 되고 십이지장으로 보내진다.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은 음식물에 들어 있는 영양소에 따라 다르다. 빵이나 밥 같은 탄수화물은 2~3시간, 고기나 콩 같은 단백질은 4~5시간, 튀김이나 쇠고기 전골같이 지방이 많은 음식은 7~8시간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한데, 위 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담즙은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담즙(쓸개즙)은 담낭(쓸개)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간에서 만들어진다. 담낭은 주머니이지 분비샘이 아니다. 담낭은 간에서 분비되어 운반된 담즙을 농축 저장한다. 간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 또는 저장고에 비유되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담즙을 생성하는 분비샘 기능도 있다. 간은 담즙을 생성하여 담낭에 농축 저장했다가 십이지장으로 보낸다. 이 담즙이 소화액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담즙 자체에는 소화 효소가 없지만, 담즙의 주성분인 담즙산은 지방을 작은 물방울 형태로 만들어 소화가 잘되게 한다. 또 오래된 적혈구가 파괴될 때 생기는 빌리루빈은 담즙 색소의 원천이다. 이 색소가 변에 많이 들어가면 노란색 변을 보게 된다.


▲간에는 4종류나 되는 관이 드나든다


간은 담즙을 분비하는 외분비샘이다. 오른쪽 간(간의 우엽)과 왼쪽 간(간의 좌엽)에는 담즙을 운반하는 간관이 뻗어 있다. 또 간에 필요한 산소나 영양소를 공급하는 고유간동맥(固有肝動脈)과 간이 다양한 기능을 하는 동안 쌓인 이산화탄소나 불필요한 물질을 간에서 빼내는 간정맥이 있다. 그리고 동맥도 정맥도 아닌 혈관, 즉 문맥이 있다.


간은 장에서 흡수한 음식물의 영양소를 체내에서 필요한 모양으로 바꾸는 대사 작용을 한다. 또 유해물질을 해독하거나 무독한 것으로 바꾸는 작용도 한다. 먼저 위와 장의 벽에 있는 모세혈관으로 소화된 영양과 유해물질이 흡수된다. 모세혈관으로 형성된 정맥이 위와 장에서 나오고 그 정맥이 모여 형성된 문맥이 간으로 영양소와 유해물질을 운반한다.


▲왼쪽 옆구리에서 등의 중앙으로 퍼지는 통증에는 어떤 병이 의심스러울까?


췌장염일 수도 있다. 췌장염은 췌장(이자)의 염증을 말한다. 식후, 특히 지방분이 많은 식사를 한 뒤나 술을 많이 마신 뒤에 통증을 느끼는 일이 많다. 이것은 췌장이 소화샘의 일부이고 소화 효소를 함유한 소화액인 췌액을 분비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침의 성분인 알파 아밀라아제는 당질을 분해하고, 위액의 펩신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다. 그런데 췌액에는 트립신·키모트립신(단백질 분해)과 아밀라아제(당질 분해), 리파아제(지방 분해), 이렇게 3대 영양소를 분해하는 효소가 모두 들어 있다. 췌액은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에 분비되어 위에서 소 화된 내용물을 더 잘 소화하는 일을 한다.


▲위에서 산성화된 음식물은 어떻게 변화할까?


위액 속에 있는 위산은 pH1에 해당하는 강산성이지만 십이지장에 분비되는 췌액은 탄산수소 이온(중탄산 이온)이 들어 있는 알칼리성으로, 위액으로 산성화된 음식물을 중화한다. 죽처럼 으깨진 음식물이(산성 상태) 위에서 내려와 십이지장벽에 닿으면 그 자극으로 소화관 호르몬인 세크레틴이 분비된다. 세크레틴은 장관에서 흡수되어 혈액 속으로 들어가 췌장으로 이동해서 췌액의 분비를 촉진한다. 즉 분비 세포를 자극해 알칼리성인 탄산수소 이온을 다량으로 함유한 췌액을 분비시킨다.


세크레틴의 자극으로 분비된 췌액에는 소화 효소가 거의 들어 있지 않지만 위에서 운반된 내용물을 중화해서 소화를 돕는다.


▲대십이지장유두는 총담관의 개구부 역할만 하진 않는다


간에서 분비되어 담낭에서 농축된 담즙은 소화액으로서 총담관을 지나 십이지장으로 이동한다. 총담관의 출구가 바로 대십이지장유두(파텔유두)다.


한편 췌장도 간처럼 소화액인 췌액을 분비한다. 췌액은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이동한다. 췌관의 출구도 총담관이 열리는 십이지장의 대십이지장유두다. 즉 대십이지장유두는 담관과 췌관이 함께 만나는 출구다. 대십이지장유두에는 공동관에 고리 모양의 평활근 조직이 모여서 이루어진 오디괄약근이 있으며, 이 괄약근은 소화액이 유입되는 시점을 조절한다.


▲췌장에는 2종류의 분비샘이 있다


췌장은 소화액인 췌액을 분비한다. 이런 분비샘에는 침샘, 위샘, 눈물샘, 갑상샘 등이 있다. 이들은 췌액, 침, 위액, 눈물 등을 분비하는데 갑상샘은 사이록신과 칼시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도관을 통해 필요한 곳에 액을 분비하는 외분비샘과 달리, 갑상샘 같은 내분비샘은 혈액 속에 호르몬을 분비하고, 혈액순환을 통해 이동한다. 췌장은 췌액을 분비하는 외분비샘과 인슐린이나 글루카곤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샘, 이렇게 2가지 분비샘을 함께 갖고 있다. 인슐린은 혈당치를 내리는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다. 당뇨병 약물요법에서 쓰이는 인슐린 제제와 같은 성분이다. 췌장의 내분비샘은 랑게르한스섬이라고 하는 독특한 이름의 작은 세포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포군은 무려 100만 개나 된다.


슈지 박사는 “인체 구조를 이해하면, 병의 정체가 보인다”면서 인체 구조를 설명하는 틈틈이 해당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표 질환과 원인, 대처법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위’ 구조를 설명하면서 역류성 식도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이처럼 인체 구조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한국의 성인 7명 중 1명은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 그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식도와 위를 구성하는 윤주근과 연동운동 사이에 이상이 생겨 식도염이 생겼다고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식도염의 원인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그 병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대처가 다르다. 연동운동에 이상이 생겼다고 알아챈 사람은 그에 맞는 대처를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간다. 질병의 원인을 이해한 만큼 건강을 되찾고 유지하려는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 몸의 오류와 단점


그런데 슈지 박사는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 인체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더 있다”고 말한다. 바로 우리 몸에 있는 여러 이면들이다. 인간의 몸은 매우 정교하지만 동시에 완벽하지도 않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직립보행이다.


슈지 박사는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기 마련”이라면서 “우리 몸은 다양한 상황에 적절하게 적응해왔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허리라고.


“허리는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등뼈는 척추(척추뼈가 기둥처럼 이어진 전체)로 이루어진다. 위에서 가해지는 무게를 지탱하는 추골(척추뼈)은 아래쪽으로 갈수록 커진다. 아래쪽이 더 큰 무게를 받기 때문이다. 허리 아래에 있는 골반 부분의 등뼈인 천골과 관골이 맞물리고, 그 아래로 양다리가 지면을 향해 뻗어 있다. 그러면 허리로 지지하던 상반신의 하중이 좌우로 나뉘기 때문에 천골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작아진다. 다시 말해 허리는 척추로 몸을 받치는 부위다.”


슈지 박사는 “허리가 이런 형태를 띠게 된 것은 순전히 직립보행 때문”이라면서 “직립보행으로 두 손이 자유로워진 인간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고, 다른 동물과 달리 오래 달릴 수 있어 장거리 사냥에도 유리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 서 있으면 허리가 아프고 나아가 추간판탈출증이나 허리를 삐끗해서 겪는 요통 등에 시달리게 된 것도 사실이다. 현대인의 고질병이라는 척추 질환은 인간이 직립보행이라는 진화를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얻게 된 부정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평소에 우리는 두 다리로 걷는다는 사실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인간만이 두 다리로 걷는 동물임을 상기해보자. 인간은 직립보행 덕분에 자유로운 두 팔과 높은 지능을 얻었지만, 고질적인 허리 질환을 얻었다. 무거운 머리에서 시작된 하중이 사지가 아닌 허리에 집중돼 지긋지긋한 통증과 불편을 우리에게 안기고 있다. 이런 허리 통증은 당연하게도 다른 동물들이 겪지 않는 병이다. 우리 인간만이 두 다리로 걷기 때문에 겪는 질환인 것이다.”


빛과 그림자 또는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는 이런 오류와 단점들은 우리 신체 곳곳에 존재한다. 안구의 시신경이 망막을 통과하는 바람에 맹점이 생겼고, 식도와 기도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우리는 종종 사레에 걸린다. 어디 그뿐인가. 인간은 필수 영양소, 예를 들면 비타민C를 체내에서 합성하는 능력을 진화 과정 중에서 잃어버렸다. 그 때문에 인간은 여러 영양소를 얻기 위해 매우 다양한 식단을 고수해야 한다.


슈지 박사는 “우리 몸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이 같은 인체 특성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런 불완전한 면조차 우리 신체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질환 중 일부는 이런 오류 때문에 발생하거나 질환이 일어나는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 인체에 존재하는 불완전한 면을 인지하고 잘 대처한다면 건강을 오랫동안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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