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창업자 창립 50주년 은퇴 선언

배 한 척으로 ‘참치신화’ 일구고 홀연히 물러나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4/19 [11:41]

김재철 동원그룹 창업자 창립 50주년 은퇴 선언

배 한 척으로 ‘참치신화’ 일구고 홀연히 물러나다!

송경 기자 | 입력 : 2019/04/19 [11:41]

“이젠 회장직 내려놓고 옆에서 응원” 동원 50돌에 아름다운 퇴장
‘50년 동원 선장’ 전격 퇴진 이후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경영 주도

 

▲ 동원그룹 창업자인 김재철 회장이 지난 4월16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자리에서 “회장직에서 용퇴하겠다”고 밝힌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동원참치’로 잘 알려진 동원그룹을 50년간 이끌던 선장이 ‘아름다운 퇴장’을 택했다. 동원그룹 창업자인 김재철(84) 회장이 지난 4월16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자리에서 “회장직에서 용퇴하겠다”고 밝힌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전남 강진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김 회장은 원양어선 한 척으로 사업을 시작해 ‘수산제국’을 일궜으며 지난해 기준 재계순위 37위의 기업을 일군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연수원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저는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여러분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김 회장은 “동원이 창립된 1969년은 인류 최초로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디딘 해이기도 하다”며 “선진국은 달에 도전할 때 동원은 바다 한가운데에 낚시를 드리워 놓고 참치가 물기를 기다리는 사업을 시작했다. 엄청난 역사 발전의 갭(gap)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또한 “우리는 낙담하지 않고 열심히 땀 흘리며 힘을 모았다. 그 결과 오늘날 동원은 1·2·3차 산업을 모두 아우르는 6차 산업을 영위하고 있고 세계로 진출해 국내외 2만여 명이 동원 가족이 됐다”며 “전·현직 동원 가족 여러분들의 땀 흘린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오늘날의 급격한 변화는 결코 과거를 자랑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며 “현실은 항상 난관에 쌓여 있고, 미래는 더욱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의 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이다 하는 새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거친 바람이 불어도 동원 가족 여러분이 가진 잠재력과 협동정신이 발휘되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동원의 창업정신은 성실한 기업 활동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이었고 오늘의 비전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라며 “항상 여러분의 하는 일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지, 여러분의 활동이 사회에 필요한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그것도 너무 늦지 않게 힘차게 전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도로 가는 것이 승자의 길이란 것도 늘 유념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끝으로 “저는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 그럴수록 인간은 성장하니까’라고 하는 어느 선각자의 말을 믿고 따르려고 노력해왔다”며 “칭찬보다 질책을 많이 들으면서도 저와 함께 오래 동행해준 동료들과 동원 가족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거듭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참치왕’ ‘재계의 신사’ ‘21세기 장보고’로 불리던 김 회장의 전격 퇴진 이후 동원그룹은 차남 김남정(46) 부회장이 경영을 주도할 예정이다.


동원그룹은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에프앤비(71.25%), 동원산업(59.24%), 동원시스템즈(80.39%)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김남정 부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98%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김남정 부회장이 경영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됐던 상황이다.


동원그룹은 5년 전 경영권 승계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했다. 차남인 당시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을 2014년 1월1일자로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그룹 경영을 이끌도록 했다.


일찍이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부회장은 2004년 동원그룹 금융부문의 계열분리를 거쳐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한 한국금융지주를 맡았고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식품분야를 기반으로 한 동원그룹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후계구도를 확실히 한 것이다.


지분 역시 김남정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9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여서 경영 승계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20여 년 전인 1996년 동원산업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동원F&B와 동원엔터프라이즈, 동원시스템즈 등 계열사를 두루 거치고 마케팅전략팀장과 경영지원실장, 건설부문 부본부장 등을 맡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어 2011년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으로 재직한 뒤 현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김재철 회장은 경영승계에 앞서 후계를 이어받을 자녀들의 교육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남인 김남구 부회장의 경우 대학 4학년이던 1989년 북태평양 명태잡이 원양어선에 태워 선원 생활을 경험하게 해 선상에서 매일 18시간이 넘는 업무를 경험하게 했다. 차남 김남정 부회장 역시 대학 졸업 후 참치 제조공장에서 참치캔 포장, 창고 야적 등 생산업무부터 시작해 바쁘기로 소문난 청량리시장 일대를 담당하는 영업사원 일까지 맡기는 등 회사의 가장 작은 일부터 경험하도록 했다.


김 회장 자신이 젊은 시절 어선의 막내로 허드렛일부터 경험했던 것이 훗날 선장과 경영자로서 도움이 됐던 것을 몸소 느끼게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자식교육이 엄격한 것으로 재계에 잘 알려져 있다”고 귀띔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포토뉴스
5월 넷째주 주간현대 1096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