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싸다던 알뜰주유소 고작 32원 차이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4/19 [11:35]

100원 싸다던 알뜰주유소 고작 32원 차이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4/19 [11:35]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EX 1271원/ℓ, NH-OIL 1476원/ℓ…NH-OIL 정유사 주유소와 비슷

 

▲ 알뜰주유소와 정유사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 차이은 리터당 평균 32.1원으로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도입할 당시 구상했던 '리터당 100원 더 저렴한 가격' 계획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터당 100원 싼 값에 공급하겠다던 알뜰주유소가 출범한 지 8년이 지났다. 과연 소비자들은 알뜰주유소의 혜택을 누리고 있을까? 그러나 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결과 소비자들은 가격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주경순) 물가감시센터는 알뜰주유소의 판매가격 및 인하 양상, 운영 현황을 정유사 주유소와 비교하여 소비자에게 더 큰 혜택이 갈 수는 없는지 분석했다.


국내에 등록된 알뜰주유소 중 오피넷 판매가격 조회가 가능한 곳은 2018년 12월 말 기준 1158곳으로 전국 주유소의 10%를 차지하고 있어 알뜰주유소 도입 초기 목표인 점유율 10%는 도달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별 알뜰주유소 현황을 살펴보면, 인천의 경우 인천 내 전체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의 점유율은 약 1.2%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보급률을 보였다. 그밖에 서울과 광주 역시 각각 2.6%, 2.9%의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처럼 서울 및 6대 광역시, 경기도와 같은 대도시에는 전체 주유소를 100곳이라고 가정할 때 적게는 1곳에서 많게는 7곳만 알뜰주유소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 도시는 가장 낮은 보급률을 보인 세종시가 6.3%, 가장 높은 보급률을 보인 제주 지역이 17.7%로 대도시와 지방 도시의 분포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의 경우 높은 임대료, 주변 물가 등 알뜰주유소의 진출이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낮은 점유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대도시의 소비자들은 지방 도시의 소비자들에 비해 알뜰주유소를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알뜰주유소는 판매 주체에 따라 자영 알뜰주유소, 도로공사의 EX-알뜰주유소, 농협의 NH-OIL로 구분할 수 있다. 2015년부터 2018년도까지 알뜰주유소 판매가격을 보면, 각 판매주체별로 가격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의 EX-알뜰주유소의 평균 가격은 약 1271원/ℓ(휘발유)인 반면, 전체 알뜰주유소 중 약 51%를 점유하고 있는 농협의 NH-OIL의 평균 가격은 약 1476원/ℓ(휘발유)으로 EX-알뜰주유소에 비해 약 16.1%가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되었다. 심지어 농협의 NH-OIL은 정유사 주유소 가격과 비교해도 그 차이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농협은 가장 많은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며 낮은 공급가 대비 가장 비싼 판매가로 높은 이익을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알뜰주유소 출범 후 휘발유의 정유사 공급가격(세후)과 정유사 주유소 판매가격의 차이는 보합세로 유지되고 있었다. 다만 알뜰주유소와 정유사 주유소의 차이가 2013년에 107.8원/ℓ, 2017년에 91.1원/ℓ으로 총 16.7원/ℓ 감소한 듯 보이지만, 알뜰주유소 시행 후 5개 연도 차이의 평균이 102.3원/ℓ으로 시행 전 3개 연도 차이의 평균인 90.4원/ℓ보다 오히려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알뜰주유소의 도입 시행취지였던 정유사 주유소 가격경쟁 유도 및 인하 주도 효과가 거의 없었음을 의미한다. 


알뜰주유소와 정유사 주유소의 판매가격 차이를 보아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32.1원/ℓ로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도입할 당시 구상했던 ‘리터당 70원에서 100원 더 저렴한 가격’ 계획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세 인하에 대한 가격 하락 반응은 알뜰주유소가 정유사 주유소보다 반영일이 조금 빠른 것으로 나타났으나 국제 원유가격 하락으로 추가인하가 가능함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정유사 주유소와 같았다. 2018년 12월28일 기준, 유류세 인하분(123원/ℓ)과 두바이유 하락분(218.7원/ℓ)을 합쳐 총 341.7원/ℓ이 인하 가능함에도 정유사 주유소는 337원/ℓ, 알뜰주유소는 341.7원/ℓ으로만 인하되었고 두 주유소의 인하폭 차이는 4.7원/ℓ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알뜰주유소가 가격인하를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음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한 “현재 알뜰주유소는 정책시행 취지에 맞게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판매가격 인하 효과가 거의 없고, 알뜰주유소와 정유사 주유소 간 가격 차이가 미미한 것, 추가인하 여력에 대해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것 등 개선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포토뉴스
5월 넷째주 주간현대 1096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