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이벤트가 지지도 일등공신” 빈정거리자 “그렇게 본다면 실망”
‘사이다 총리’가 돌아왔다. 지난해 야당 의원의 대정부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폭풍 존재감’을 여러 차례 과시했던 이낙연 총리의 말발은 3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도 여전했다.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북정책 방향 및 김학의 성접대 의혹,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등을 중심으로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 총리의 능숙한 답변과 꼿꼿한 맷집은 달라진 게 없었다.
지난해 촛불혁명을 놓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이 총리는 올해 대정부질의에서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과 신경전을 벌여 화제를 모았다. 또 자유한국당 의원이 “평화 이벤트가 지지도 일등공신”이라고 비아냥거리자 “그렇게 본다면 실망”이라고 맞받았고, “안보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씀인가”라며 꼿꼿하게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최저임금 등 ‘아픈 곳’을 얻어맞았을 때는 실책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고, 내치 현안과 관련한 질의에는 능숙하게 대처해 “실세 총리답다”는 말을 들었다.
▲ 지난해 야당 의원의 대정부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폭풍 존재감'을 여러 차례 과시했던 이낙연 총리의 말발은 3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도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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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3월1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대통령 딸 문다혜씨 부부와 관련 해외 이주 경위, 부동산 증여·매매 등 여러 의혹을 제기하자 이 총리는 “대통령의 사생활”이라며 “국정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곽 의원은 다혜씨 부부의 동남아시아 이주 관련해 “대통령 딸과 손자에게 2인1조 3교대 24시간으로 최대 12명의 경호원이 있다고 가정하면 추가 비용이 최대 9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사위의 해외 취업으로 인한 급여수익이 얼마나 되기에 이만한 경호비용을 들여야 하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경호비용은 법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고, 곽 의원이 대통령의 딸 내외의 부동산 증여 의혹과 사위 서씨의 수입에 대해 거론하자 “이 정도 문제가 국정인지 의문이다. 이는 사생활에 관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 의원이 “대통령 사위가 어떤 회사에 취업했는지 알고 있냐. 대통령에 여쭤봤냐”고 묻자, 이 총리는 “그 정도 사안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거듭 말하지만 위법이 아니라면 한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재경 한국당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평화 이벤트가 지지도 반등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김 의원의 평가에 대해 “평화의 문제, 민족의 생존 문제를 그렇게 본다면 참으로 실망”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국정운영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넘어섰다”며 하노이회담 결렬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평가를 연관시키자 “그 문제와 별도로 평화를 향해서는 끊임없이 가야 한다고 본다”며 “실제로 과거 정권이 무엇을 우리에게 갖다 줬느냐”고 반문했다.
또 김 의원이 “북한에 핵 포기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여러 번 말했고, 나는 그의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며 “저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답했다.
3월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지적하자 “최저임금 인상에는 명암이 있다”면서도 “흔히 신문은 기업 입장에서 보도하는 경향이 강한데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달리 보일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한 “우선 임금 근로자에 국한해 말씀드리면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 폭이 늘었다. 또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완화됐다. 저임금 근로자의 숫자가 줄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도 내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에는 큰 경영부담을 드렸고, 그로 인해 일자리마저 잃게 된 분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점은 뼈아프게 생각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는 명과 암이 있는데 명은 더 살리고 암은 줄이도록 노력을 해야겠다”면서 “경제가 더 좋아지도록 정부가 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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