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 다른 목소리 김&장 결국 교체

‘갈등설’ 표면 위로 드러난 ‘경제 투톱’ 떠난다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11/09 [16:05]

한 팀 다른 목소리 김&장 결국 교체

‘갈등설’ 표면 위로 드러난 ‘경제 투톱’ 떠난다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11/09 [16:05]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결국 물러났다. 두 경제 사령탑은 소득주도성장과 현 경제 상황을 놓고 지속해서 다른 견해를 보여 자주 갈등설에 휩싸였다. 청와대는 그때마다 부정하고 나섰지만 이번엔 고용 상황 등 경제지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 부총리가 사의를 밝히기도 한 만큼 교체될 거라는 전망이 확실시 됐다. 11월9일 청와대는 이들의 인사를 전격 결정했다. 예산국회에서 현 경제상황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냈던 이들은 나란히 퇴임하게 됐다. 


 

 

▲ 김동연 경제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예산 국회에서도 이들은 다른 의견을 보여 논란을 빚었다.     © 김상문 기자

 

장하성 “경제 괜찮다” 김동연 “그분의 희망”

1년6개월여 만에 퇴진…홍남기·김수현 발탁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경제 전반을 떠받치고 있는 ‘경제 투톱’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들은 잦은 불협화음으로 논란이 됐다. 두 사람의 갈등설부터 경질설까지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현 경제상황을 두고도 서로 다른 시각을 내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계속되는 ‘김&장’의 엇박자  

김 부총리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장 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내 이같은 의견을 보였다. 장 실장은 “(촛불 민심을 위해 가장 잘 한 일은) 저소득층, 중산층을 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시행한 것”이라면서 “경제 위기는 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노동자의 75%에 해당하는 임금근로자에게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25%의 비임금 근로자,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에겐 정책이 성과를 못 내고 오히려 일부 어려움을 주게 된 것으로 (생각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장 실장은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경기가 둔화됐다거나 침체됐다는 표현엔 동의한다”며 다만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표현은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고 거리를 뒀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그와 생각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김 부총리는 ‘내년에 경제 성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장 실장의 말에 대해 “저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엇박자를 탔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시장의 수용성 측명에서 고려할 점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현 경제상황에 대해 “투자와 고용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국제 상황을 봤을 때 대외 리스크 관리 하방 위험(경기 하락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이 경제의 모멘텀을 돌릴까에 다 같이 신경 써야 할 때”라면서 “대통령이나 총리나 저나 경제 문제에 대해 노심초사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최근 불거진 사퇴설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는 “현재 고용 상황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동연’ 감싸기 나서 

한편 이전까지 김동연·장하성 두 인사에 대한 경질을 주장해왔던 한국당이 김동연 총리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1월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동연 부총리가 어제(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나와 최근 경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내년에는 나아질 거라는 장하성의 밑도 끝도 없는 낙관론에 비하면 본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진솔한 고백”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또 다시 나타난 김&장의 의견 차이를 두고 “경제 투톱의 인식이 이렇게 다른 판에 정책이 제대로 돌아갔을 리가 만무하다”며 “투톱의 인식 격차만큼 소득주도성장과 현실의 격차가 클 수밖에 없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단 소득주도성장 뿐만 아니라 장밋빛 환상에 젖어 뜬구름 위를 걸었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상당부분 꿈에서 깨어나 차가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그 이유를 장하성이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 상황을 인정한 김 부총리까지 함께 경질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장하성 실장을 하루 빨리 해임시키는 게 정답”이라며 “(김동연 부총리는) 오랫동안 경제 관료로 활동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에 대민 경제가 곤두박질 쳤는데, 물귀신으로, 세트로 김동연까지 같이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안상수 “예산 확정 전까진 안 돼” 

안상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 두 사람의 교체가 이루어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 “예결특위를 앞두고 기획재정부 등 예산 관련 인사설이 있어 정부에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예산안은 국민 생활의 1년, 그후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점에서 국회와 정부, 여야 간 협의를 심도 있게 해야 하는데 한 축이 인사설에 휘말리며 여러 부담을 안게 되는 상황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확장적 재정 운용이 미래세대 부담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23조원에 달하는 일자리 예산과 소득주도 성장의 실효성 문제를 두고 여야 간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재정 건전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의 바람과는 달리 청와대는 경제 투톱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11월9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 부총리의 후임에 홍남기(58·행정고시 29회)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했고, 장 실장 후임으로 김수현(56) 사회수석을 발탁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동시 교체는 실질적 효과를 내지 못한 경제 현실을 고려한 쇄신의 의미와 함께 이들이 경제정책을 놓고 계속해서 다른 견해를 보였다는 점에서 경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김 부총리의 교체를 두고 여당 내에선 안타깝지만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은 중요한 경제 정책의 축인데 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의 대립으로 두 정책이 충돌하는 구도로 프레임이 굳어졌다”면서 “여기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두 사람을 교체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혁신성장이라는 정책기조아래 같은 배를 타고 다른 방향으로 노를 저었던 이들은 1년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게 됐다. 

 

penfree@hanmail.net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지스타 2018] 스타크래프트 대회 관람하는 관람객들
1/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