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이 말하는 북한… 책 ‘스님, 왜 통일을 해야하나요’

“통일,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의 유일한 답”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11/05 [10:00]

법륜스님이 말하는 북한… 책 ‘스님, 왜 통일을 해야하나요’

“통일,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의 유일한 답”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11/05 [10:00]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로 잘 알려진 유튜브 스타이자, 평화운동가, 통일운동가로도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을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매진해왔다. 지난 시기 한국 정부가 평화와 교류,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스님은 끊임없이 평화와 통일을 외쳐왔다. 1998년 북한에 대기근이 발생했을 때, 주변의 오해와 비난 속에서도 인도적 지원을 멈추지 않았고 탈북자 지원에도 앞장서왔다. 또 화해와 평화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를 만나고 관계자들을 설득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과 시간의 산물이며, 직접적으로는 탈북민, 그리고 스님이 조직한 통일의병을 대상으로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 법륜 스님이 만든 단체 ‘통일의병’은 자발적으로 통일을 위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사진출처=통일의병 홈페이지>  


<스님, 왜 통일…>, 통일 대한 법륜의 명쾌한 대답

“통일, 경제적 부담가져와? 왜 투자라 생각 안하나”

법륜이 만든 ‘통일의병’, 자발적으로 통일 위해 활동

“모방으로 인한 압축성장의 시대 끝났다. 통일이 답”

 

“다시는 한반도에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통일이 가장 궁극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은 통일이 되면 세금부담 증가와 갖가지 사회 혼란 등 여러 분제가 발생할 거라고 걱정하면서 통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반대합니다. 이렇게 통일에 반대하는 분들에게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한 청중이 이렇게 질문하자, 법륜 스님은 특유의 즉문즉설로 이렇게 답한다. “우리나라는 분단 상태에서도 경제적으로 상당한 성장을 했고, 민주화까지도 이뤄냈습니다. (중략) 그러나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더 발전하고, 안보도 더 굳건해지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행위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청년실업이니 중소기업 몰락이니 좌우 이념논쟁이니 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고민해 봐도 길은 하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바로 통일이에요.”

 

평소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명쾌한 즉설로 답해 온 법륜스님이 이번에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 말한다. 지난 10월15일 발간된 책 <스님, 왜 통일을 해야하나요>은 이러한 스님의 명쾌한 통일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비록 그가 통일과 관련한 학자나 경제학자는 아닐지라도 그가 말하는 통일이 가져올 미래와 경제발전에 대한 모습은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이다. 

 

▲ 책 ‘스님, 왜 통일을 해야하나요’의 표지 <사진제공=정토출판>  


격변의 시대

법륜 스님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운동가이자, 제3세계를 지원하는 활동가이며, 인류의 문명전환을 실현해가는 사상가, 깨어 있는 수행자다.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으로 한 수행공동체(정토회)를 설립하여 수행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의 법문은 쉽고 명쾌하다. 언제나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깨달음과 수행을 이야기한다. 그의 말과 글은 빙 돌려 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근본을 직시한다. 밖을 향해 있던 우리의 시선을 안으로 돌이킨다. 어렵고 난해한 경전 역시 법륜 스님을 만나면 그의 지혜와 직관, 통찰의 힘으로 살아 숨 쉬는 가르침이 된다. 

 

올해 우리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서 분단 이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큰 변화를 목격했다. 남북의 정상이 만나 어느 때보다 진전된 대화를 나누고 북미 정상이 역사상 최초로 만남을 가졌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8년만의 일이다. 훗날 역사는 올해의 사건들을 대전환의 시작이라고 기록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련의 사건들이 우연처럼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들이 노력해온 결과며 언젠가는 반드시 일어나야할 일이기도 했다. 68년간 휴전상태로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살아온 우리에게는 이번 사건들은 천재일우의 기회일 지도 모른다. 

 

남북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나는 장면이나 은둔의 북한 최고 지도자가 최초로 남한 땅을 밟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격과 흥분을 안겨주었다. 이제 드디어 길고 긴 휴전이 끝나고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올 수도 있겠구나, 막연하지만 언젠가는 통일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희망과 기대를 가슴에 품게 되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서는 걱정과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과는 이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닐까. 한 핏줄, 한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체제도 다르고 국민정서도 다르고 경제적 격차도 이렇게 큰데 어디까지 교류할 수 있을까, 괜히 우리가 손해 보는 게 아닐까. 이에 대해 법륜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통일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는데, 이것은 단순히 돈이 많이 든다, 안 든다의 문제로 볼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자녀를 대학에 보내면 안 보내는 것보다 돈이 많이 들죠? 그런데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소비입니까, 아니면 투자입니까? 투자잖아요. 우리가 빚을 내서라도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길게 보면 그게 더 생산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판단을 해서 북한에 철도를 깔고 도로를 닦는 등 개발비용을 소비가 아닌 투자로 봐야 합니다. 우리도 과거에 개발을 할 때 외자를 유치해서라도 온갖 투자를 했잖아요. 그 투자가 지금 우리나라가 이룬 발전의 토대가 되었고요. (본문 13쪽)

 

한국전쟁 당시에는 경제나 군사 면에서 북한이 남한보다 더 강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많은 위협을 느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군사력에 있어서나 경제력에 있어서나 정치적 안정성에 있어서나 남한이 더 우위에 있지요. 그렇다면 지금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적 존재’가 아니라 ‘위험한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의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적 존재기 때문에 우리가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또 두려워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우리에게 단순히 위험한 존재이니까 그 위험성을 잘 관리하면 됩니다. (본문 46쪽)

 

남한의 경제 규모가 북한의 약 45배 정도니까 분단 직후 북한이 남한보다 우위였던 정도와는 비교가 안 되죠. 역전을 넘어서서 압도를 하는 상황입니다. 통일문제에 있어 우리가 이제 공세적 입장을 취해도 되는데 일부에서는 아직도 공산주의 체제에 점령당할까 두려워하는 습관,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식이 남아 있습니다. (본문 125쪽)

 

통일 전문가

법륜은 오랜 시간동안 통일운동, 평화운동을 벌여왔다. 1995년 북한 대홍수, 대기근이 일어났을 당시 중국 국경에서 그 현장을 접하고 북한동포 돕기 운동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대북 인도적 지원, 탈북 난민 돕기, 국내 정착지원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기 한국 정부가 평화와 교류,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스님은 끊임없이 평화와 통일을 외쳐왔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주변의 오해와 비난 속에서도 인도적 지원을 멈추지 않았고 탈북자 지원에도 앞장서왔다. 또 화해와 평화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를 만나고 관계자들을 설득해왔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운동을 해 나갈수록 북한의 위기극복과 인권개선은 이 땅에 평화가 정착되고 정상적인 교류가 일어나야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힌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과 시간의 산물이며, 직접적으로는 탈북민, 그리고 스님이 조직한 통일의병을 대상으로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법륜은 책의 서론을 빌려 통일을 바라고 있는 많은 이들의 절심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시간 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다보니 그와 관련이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왔다”며 “그에 대한 비전을 여러모로 탐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한이 중심이 되어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북한주민들이 스스로 남한과 합치자고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주민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남한이 중심이 되고도 통일이 가능하려면, 그것도 평화적 방식으로 가능하려면 북한 주민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남쪽으로 기울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북한이 남한과 합치자고 스스로 선택하면 평화적인 통일은 가능해요. (본문 51쪽)

 

▲ 법륜 스님은 평소 현대인들이 겪는 고민에 대한 명쾌한 즉문즉설로 유명하다. <사진출처=통일의병 홈페이지>     ©




통일은 업그레이드

이 책에서 법륜은 통일 없이 대한민국의 업그레이드는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분단 상태에서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쭉 성장해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정책만 바꾸면, 기업만 잘하면, 이 시기만 지나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우리의 모방 압축성장은 이미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고 법륜은 진단한다. 경제는 장기침체에 들어와 있으며 사회와 개인 모두 전반적 무기력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수년간 이어진 안보불안과 전쟁위협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를 갈등과 공포로 몰아넣어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발전은커녕 내일의 안녕을 말할 수도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우리는 경험했다.

 

법륜은 이 같은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며 자신이 만든 단체인 ‘통일의병’에 대해 설명한다. 지난 시기 한국정부는 평화와 교류, 통일에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사회가, 우리 민족이 살 수 있는 길은 통일뿐인데 정부가 이를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군이 제구실을 못하던 임진왜란이나 구한말 의병처럼 평범한 생활인들이 뭉쳐 국민이 주인인 통일국가 만들기에 나선다는 의미로 ‘통일의병’이란 단체를 만든 것이다.  

 

지난 8월 열린 통일의병 출범식에서 법륜은 통일의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의병은 전문가들이 아닙니다. 의병은 아마추어들이고 의병은 자원봉사자들입니다. 농사짓던 사람이 낫이나 곡괭이를 들고, 사냥하던 사람이 활이나 총포를 들고, 장사하는 사람이 재정을 대고, 이런 식으로 일반 백성들이 일어나서 나라를 지키는 그런 운동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의병이라는 말 속에는 첫째, 자발성이 담겨 있습니다.의무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나서 합니다. 그리고 양식은 자기가 가져오고 옷도 자기가 입고 무기도 자기가 구입해서 이렇게 자기 목숨을 내놓고 하는 헌신적으로 합니다. 또 어떤 사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공공성을 가지고 합니다. 그런데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는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도 있고 양반도 있고 상놈도 있고 이렇게 다양한데, 어떤 사람도 그 의병 속에 들어와서 자기의 과거 경력으로 자랑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평등한 마음으로 적을 향해 싸웠습니다. 그래서 여기는 백의종군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무턱대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외치는 것은 아니다. 책에는 왜 통일이 우리의 길이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북한과 어떻게 함께 가야 할지 정치·경제·국제관계·사회·역사·문화 측면에서 충실하게 설명돼 있다. 현재 국제관계에 대한 분석이나 다른 나라의 외교사례를 읽어보면 막연히 통일하면 손해 아냐, 라고 했던 생각이 얼마나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것이었는지 알게 된다. 

 

분단 상태에서 미·중이 경쟁하면 한국은 미·일 동맹에 종속되고, 북한은 중·러 동맹에 종속되어 강국분쟁의 완충지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의 운명이 미·중 경쟁의 종속변수가 되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통일은 고사하고 분단 상태에서는 평화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통일한국은 미·중 어느 쪽에도 쏠리지 않고 양국경쟁의 완충지로서 자주외교를 할 수 있습니다. (본문 14쪽)

 

지금 우리는 중요한 기로에 있습니다. 여기서 남북이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미·중 세력교체기를 이용해 통일을 이룰 기회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국제정세 변화에 휩쓸려 한반도가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어요. (본문 65쪽)

 

한미동맹을 강화하되 그 성격을 약간 변화시켜야 합니다. ‘통일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미국은 동맹으로서 이를 지원한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것이 한미동맹에서 관철돼야 해요. 대신 한반도 외의 지역에서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미국의 세계 전략에 우리가 적극 협조해야겠죠. 이것을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자주적 한미동맹으로의 전환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상당한 외교 역량이 필요합니다만, 통일에 관한 철학과 관점이 분명한 지도자가 있으면 이렇게 해나갈 수 있습니다. (본문 67쪽)

 

북한에 무슨 변고가 났을 때 국제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에 의해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라는 명목으로 법과 관계없이 힘으로 밀고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국제법상 간섭할 근거가 없고, 그냥 밀고 들어가서 간섭할 힘도 없어요. 그래서 북한에 급변사태가 생겼을 때 우리가 개입하려면 법적 근거를 꼭 마련해 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이 ‘국가연합’이라는 형식을 취해 놓으면 됩니다. 그러면 북한을 제일 먼저 관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우리에게 주어지게 돼요. (본문 103쪽)

 

휴가를 맞아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이북 땅과 시베리아를 지나 파리까지 가는 상상을 해보라.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물류 중심지가 된 한반도를 상상해보라.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격돌하는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의 균형자 역할을 하는 한국을 상상해보라.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멀지만 갈 수 있는 길이고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미래가 불안한가? 대한민국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통일이 답이 될 수 있다. 

 

분단 체제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발전은커녕 정체하는 정도가 아니라 후퇴할 것이라는 것이 법륜의 설명이다. 그는 지속해서 통일은 바로 우리 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여러분이 앞으로 살아갈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이기를 원합니까? 통일을 통해 인류 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인지, 아니면 같은 민족끼리 계속 총을 겨누고 핵폭탄을 터뜨린다. 선제공격도 불사한다고 협박하면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나라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온전히 여러분의 선택에 달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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