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풀잎들’, 신비하고 따뜻한 홍상수의 관조

사랑·삶·인간관계에 대한 홍상수의 사려깊은 시선 드러나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10/17 [09:19]

[영화리뷰] ‘풀잎들’, 신비하고 따뜻한 홍상수의 관조

사랑·삶·인간관계에 대한 홍상수의 사려깊은 시선 드러나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10/17 [09:19]

 

▲ 영화 <풀잎들>의 포스터.     <사진출처=다음영화>   


사랑과 삶, 인간관계들을 관조하는 느낌의 영화 <풀잎들>은 홍상수의 시선 중 가장 따뜻하고 감동적이라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오는 10월 25일 개봉하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풀잎들>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상당히 사려깊고 감정적인 작품이다. 

 

홍상수는 영화를 통해서 마치 사람은 골목의 고무대야 안에서 자라나는 야채들의 작은 풀잎들처럼 보잘 것 없고 나약한 존재들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 마따나 ‘사람은 결국 감정이고, 감정은 싸구려일 수밖에 없’어서. 그래서 서로 부딪히고 지리하게 보이지만 이들을 멀리서 보고 있으면 우습고, 어딘가 사랑스럽고, 어루만지고 싶다.

 

▲ 영화 <풀잎들>의 스틸. <사진출처=다음영화>  

 

영화에는 총 여섯 쌍의 남녀와 이들을 바라보는 한 여자가 등장한다. 이 여자는 홍상수의 뮤즈이자 페르소나인 김민희가 연기하는데, 영화 속에서 그녀가 하는 대사들은 거의 홍상수의 언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 영화 <풀잎들>의 스팉. <사진출처=다음영화>   

 

<풀잎들>이 보여주는 신비함은 이 여섯 쌍의 남녀를 영화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에서 드러난다. 이 여섯 쌍은 모두 제각각인 것처럼 보이지만, 어쩔 때는 한 쌍처럼 겹쳐지기도 하고 과거와 미래처럼 나뉘어지기도 한다. 마치 어떤 커플은 다른 커플의 미래 혹은 과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시간은 중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 영화 <풀잎들>의 스팉. <사진출처=다음영화>     

 

죽음 혹은 끝에 대한 그림자도 영화 한 구석에 서려있지만 인간은 죽고, 살아있는 이들은 살아가기 때문에 인간은 반복되고 이어진다고 영화는 말하는 것 같다.

 

영화 속의 남자들을 보면 여전히 홍상수라는 느낌이다. 특유의 위트도 그대로다. 배우들도 홍상수의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김새벽의 연기가 아름다운 한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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