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때문에 경제가 망했다? ‘통계자료 바로보기’

한국당의 공허한 외침 “소득주도성장론 실패”가 진짜일까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9/29 [18:02]

문재인 때문에 경제가 망했다? ‘통계자료 바로보기’

한국당의 공허한 외침 “소득주도성장론 실패”가 진짜일까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09/29 [18:02]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경제정책 공세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을 폐기해야한다는 주장은 이제 단골멘트다. 한국당은 각종 경제지표와 통계자료를 놓고 근거 있는 주장을 펼치는 듯 보이나 ‘통계의 오류’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이 말하는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로 내미는 통계자료에 따라 얼마든지 타당하지 못한 것이 될 수 있다. 


 

 

▲ 자유한국당의 경제 비판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근거로 든 통계와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자유한국당 제공

 

“R&D 투자 늘지 않아”→ 매년 늘어 사상최대 20조

“임금인상, 청년실업률 상승”→청년고용률 증가해

 

“경제가 심각하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자주 내뱉는 말이다. 한국당의 공식회의와 논평에서는 ‘사람 잡는 경제’ ‘최악의 고용, 분배 참사’라는 비판적인 언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혁신과 책임’을 내걸고 지방선거 참패를 극복하고자 나선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색깔론 대신 선택한 게 ‘경제책임론’이라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현 경제상황에 조금만 부정적인 요소가 나타나면 무조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최저임금인상’ 탓으로 돌리는 전략인 것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은 과연 ‘허상’일까?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소득주도성장론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한국당의 ‘태클’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맞춰 입법이 이뤄져야하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연일 발목잡기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16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소득이 증가하면 그것이 소비로 이어지고 투자와 생산으로 연결된다는 사이클을 주장한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을 내놓았지만 이미 실패했고 앞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성장이 없는 성장 정책으로 산업정책이 부실하거나 없고, 책임 없는 노동정책으로 전체 경제가 내려앉고 있다”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청년들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곳곳에서 성장이 느려지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국내 경제를 ‘사람 잡는 경제’라고 말할 정도로 불안한 상황인지 진단할 필요가 있다. 먼저 산업정책이 부실하다고 하는 한국당의 주장은 “투자가 부족하다”는 말로 풀이될 수 있다. 한국당은 R&D(연구개발) 투자가 줄어 산업 정책이 힘을 못 받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구개발 투자는 늘지 않고 옆걸음질 하고 있다”면서 “R&D 투자는 미래를 얘기하는 거다. 우리가 미래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장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R&D 예산이 상당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연구자 중심 기초연구와 혁신성장 선도 분야, 4차 산업혁명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혁신성장 규제완화를 설명하면서 R&D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8월 발표된 국가 R&D사업 예산안에 따르면 2019년도 우리나라 과학기술분야 R&D 예산을 20조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국가 R&D 예산이 20조 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며, 이는 올해 예산 19조7000억원보다 3.7% 증액된 것이다. 다른 예산에 비해 증가폭이 큰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 중 하나인 혁신성장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9년 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사상 최초로 R&D 예산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섰다”면서 “기초연구, 중소기업 R&D 중심으로 투자해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민간의 혁신 생태계 조성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당이 주장하는 R&D 투자가 저조하다는 비난은 타당하지 않다. 

 

노동정책에 관해선 지난 7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를 빼앗고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며 “실물경제 위기 상황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고용동향을 보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대기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겨 신규채용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9월2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2018년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 발표에 따르면 신규 채용을 늘린다고 응답한 기업들 중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족한 인력을 충원’한다는 기업이 37.9%로 가장 많았다. 

 

한경연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SK그룹, LG그룹 등이 채용 규모를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향후 3년 간 2만 명 채용계획을 두 배로 늘려 4만 명으로 확대했다. SK그룹은 지난 해 8200명보다 늘어난 8500명을, LG그룹은 올해 전년 대비 10% 증가한 1만 명 채용 계획을 내놨다. 

 

한국당이 내민 통계, ‘오류’ 있어

‘최저임금인상’이란 단어는 이제 정부 측 발표보다 한국당 발언에서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해 소상공인이 피해를 봤고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청년 실업률이 10.0%로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 올랐다는 통계가 나왔다. 언론들은 앞 다퉈 “IMF 사태 이후 처음”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한국당은 곧바로 논평을 통해 “일자리 참사 현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잘못된 경제정책 실험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통계에는 쉽게 지나치는 ‘오류’가 많다. 통계청은 통상 청년을 규정할 때 OECD를 기준으로 청년을 15~29세로 정의했다. 따라서 지난 1999년 8월(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1999년도 기사를 보면 청년실업률이 16%까지 치솟았다는 보도를 볼 수 있다. 지금은 당시 청년실업률을 10%대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1999년도에 OECD가 15~25세 미만을 청년을 봤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점은 올해 8월 통계에서 ‘청년고용률’을 언론이 언급하지 않았다는 거다. 이번 통계에서 고용률은 0.2% 상승했다. 청년 실업률이 0.6% 오르고 청년 고용률이 0.2% 오르면 실업률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청년일자리가 더 생겼다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고용률을 숨길 이유가 없다. 

 

최저임금인상으로 소상공인의 폐업이 늘고 있다는 한국당의 지적도 비슷한 오류가 있다. 최근 외식산업 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자 570만명 중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 수가 사상 첫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당은 “인건비 부담으로 소득이 감소하고 폐업이 늘면서 자영업 생존율이 암 환자 생존율보다 낮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하지만 소상공인시장 진흥공단이 내놓은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해 하반기 자영업자의 폐업률은 2.5%다. 창업률이 2.1%로 조금 더 낮지만 0.4% 차이로 폐업이 심각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또 올해 6월 기준 자영업자는 570만1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아르바이트생이나 종업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는 166만200명이다. 나머지 403만9천명, 70.9%는 고용원이 없는 것이다. 다라서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한 피해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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