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남경필 그리고 홍준표…선거연대 시나리오 막후

안철수 서울시장 밀어주고…보수적통·중도보수 합치나?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2/22 [15:40]

안철수·남경필 그리고 홍준표…선거연대 시나리오 막후

안철수 서울시장 밀어주고…보수적통·중도보수 합치나?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2/22 [15:40]

‘안철수 서울시장-남경필 경기지사’ 시나리오 놓고 野·野 공방전
朴安 입씨름 ‘주적’ 논란 거쳐 ‘거짓말’ 공방 펼치는 등 점입가경

 

▲ 보수적통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과 중도보수를 강조하는 바른미래당의 지방선거 연대설이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왼쪽부터)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철수는 결국 서울시장 선거에 다시 등판하나?’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은 선거 승리를 위해 이른바 보수 대연합을 추진할까?’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가자 정치권은 급속하게 ‘선거 모드’로 돌아섰다. 6·13 지방선거가 아직 석 달이나 남았지만 정국은 이미 ‘선거 레이스’에 돌입한 모양새다. 보수야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단일화를 겨냥한 ‘선거연대’ 문제가 설날 연휴가 끝나자마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안철수 서울시장-남경필 경기지사’라는 야권연대 시나리오를 둘러싸고 야(野)·야(野) 공방이 치열하다. 양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안철수·남경필 연대설이 자꾸만 불거지는 이유는 뭘까?



6월 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내부에서는 벌써 지방선거 연대설이 설설 끓어오르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당장은 연대가 없을 것이라며 펄쩍 뛰고 있지만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진영의 선거 연대설은 ‘주적’ 논란으로 번지더니 급기야 ‘거짓말’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안·남 회동으로 정치판 요동
보수적통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과 중도보수를 강조하는 바른미래당의 선거 연대설에 가장 먼저 불을 댕긴 사람은 ‘정치9단’ 박지원 의원이다.


박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가 바른미래당 합당 전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게다가 박 의원이 “안 전 대표가 남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주적은 문재인'이란 발언을 했다”는 주장까지 펴면서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의 연대 시나리오 때문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박 의원은 2월20일 오전 민주평화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바른미래당이 합당을 하면서 자유한국당을 청산의 대상이라고 밝혔다”고 환기시킨 뒤 “그러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미 언론에서는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며 ‘연대설 논란’에 불을 댕겼다.


박 의원은 <한겨레> 보도를 언급하며 “서울시장은 안철수, 경기도지사는 남경필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고도 전했다. <한겨레>는 이날자 신문을 통해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재등판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의 ‘묵시적 선거 연대’를 통해 여야 일대일 구도로 지방선거의 판을 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연대설 구상은 설 전에는 도상(圖上)의 시나리오로 떠돌다가 설 연휴가 끝난 후 <한겨레> 보도와 박 의원의 ‘비밀 회동’ 주장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많다.

 

▲ 보수적통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과 중도보수를 강조하는 바른미래당의 선거 연대설에 가장 먼저 불을 댕긴 사람은 ‘정치9단’ 박지원 의원이다.     © 김상문 기자


박 의원은 “제가 알기로는 합당 전에 안 전 대표와 남 지사 두 분이 두 차례를 만났다”며 “이 자리에서 남 지사가 안 전 대표에게 ‘주적이 누구냐’고 물으니 ‘문모, 민주당’이라며 ‘홍모, 한국당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안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남 지사가 받은 인상은 출마할 것으로 봤다는 것”이라고 전하며 “이분들은 통합을 하면서도 처음부터 국민을, 국민의당을, 국민의당 당원을 속였다”며 안 전 대표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안 전 대표와 남 지사의 회동설과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의 선거연대설 주장에 한 번 더 못을 박았다.


박 의원은 이 글에서 “바미당(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을 청산의 대상이라 비난하며 출범했다”면서 “그러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서울시장 안철수, 경기지사 남경필 후보 단일화 등 묵시적인 주고 받기식 선거연대를 한다는 보도가 흘러 나오기 시작한다”며 ‘연대설’ 주장을 펼쳤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바미당, 한국당은 선거연대를 부인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요?”라고 의문부호를 던진 뒤 “합당도 결국 군불 지피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지 않나요. 한국당과의 공조 및 연대! 예측은 했지만 도둑질도 너무 빠릅니다”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 측은 박 의원의 주장이 알려진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안 대표는 주적이라는 단어 자체를 써본 적도 없다”며 “박 의원께서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안 대표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역시 ‘연대설’과 관련해 “저는 평소 주적이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다"며 "굳이 주적이란 표현을 하자면 정치공작으로 국민을 선동하는 낡은 정치인들이 저의 주적이다. 박 의원님 소설은 이제 그만 쓰시라”고 꼬집었다.

 

▲ 바른미래당은 ‘주적 발언’을 문제삼으며 박지원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안철수 전 대표(왼쪽)와 유승민 대표가 ‘바른미래당’ 간판을 맞잡은 채 미소짓는 모습.     © 김상문 기자

 

安朴 ‘주적’ 거쳐 ‘거짓말’ 난타전
안 전 대표 측과 박 의원의 신경전은 다음날에도 이어진다. 이른바 ‘주적 발언’ 논란을 거쳐 ‘거짓말’ 난타전을 벌이는 등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박지원 의원은 (주적) 발언이 허위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안철수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이 마치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주적’으로 표방하며 ‘편 가르기 식 정치’를 지향하는 것과 같은 이미지를 씌우기 위하여 악의적인 의도로 이 발언을 감행하였던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 의원도 가만 있지 않고 “진짜 거짓말만 하는 안철수는 구 정치인”이라며 맞받아쳤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정치공작도 안했고 소설가도 아니다”면서 “대한민국 정치인이 주적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도 드물지만,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안 전 대표 측이 자신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 “역시 안철수 대표와 싸움을 계속해야 하겠네요”라며 향후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한국당 펄쩍, 민주당 경계
자유한국당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하나로 엮는다며 선거연대 시나리오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야권 연대는 없을 것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 측과 남 지사가 회동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선거 연대를 타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거 연대론’ 발단의 당사자인 박지원 의원은 “사실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를 하면 민주당도 쉽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지금 보수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엄청난 저항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야권의 선거 연대의 가능성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박지원 의원의 ‘연대설’ 발언은 야권 연대의 가능성을 읽은 박 의원이 야권 연대가 이뤄지지 않게 김을 뺀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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