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산업은 사양 산업이다

최승혁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 기사입력 2018/02/20 [15:45]

웅담 산업은 사양 산업이다

최승혁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 입력 : 2018/02/20 [15:45]

 

▲ 베트남 농장의 사육곰     © 녹색연합 제공


베트남은 한국, 중국과 더불어 사육곰이 존재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신 관광으로 주로 찾는 나라가 베트남이기도 하다. 현재 베트남은 곰 사육을 허용하고 있지만 웅담채취는 불법이다. 하지만 암암리에 불법 웅담 거래가 행해지고 있다. 

  

▲ 녹색연합의 협력단체인 WAP(World Animal Protection)와 베트남 산림청이 공동주최한 베트남 흑곰포럼     ©녹색연합 제공

  

지난 2일, 녹색연합의 협력단체인 WAP(World Animal Protection)와 베트남 산림청이 공동주최해서 베트남 흑곰포럼을 개최했다. 한국, 중국, 베트남의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녹색연합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한국대표로 초청받아 참여했다. 

 

한국은 남아 있는 사육곰에 대해서 추가적인 대책과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사육곰 증식금지 사업완료로 그 끝이 보이는 상황이다. 정부와 사육농가,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의 소통과 협력으로 이 중성화 사업이 시작되고 완료될 수 있었다. 이 점에 대해 베트남과 중국에서 한국의 사례를 높이 평가했다. 

 

베트남은 현재 약 1,000여 마리의 사육곰이 존재한다. 2005년에 약 4,000마리던 사육곰은 현지 단체 활동과 정부 협조로 빠르게 감소했다. 감소추세로 보자면 베트남이 한국보다 더 빨리 사육곰 종식에 이를 수도 있을 것처럼 보인다. 또 베트남 내에는 8곳의 보호센터도 운영되고 있다. 농가를 설득해서 꽤나 많은 곰을 보호센터로 보냈고 현재는 수용력 한계에 부딪혀 추가 보호센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모든 상황이 좋아 보이지만 베트남의 활동은 지금부터가 아주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는 여전히 야생곰이 존재한다. 현재 사육곰도 야생에서 포획된 개체, 그리고 그 개체에서 증식된 개체들이다. 이는 언제든지 웅담산업이 확대되고 사육곰 개체가 증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증식금지사업이 시행되지 않아 전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도 신규 개체가 증식되고 있다. 기존 사육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개체수를 줄여나감과 동시에 야생 개체의 신규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상황이 가장 어려운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가장 많은 곰(약 20,000마리)을 사육하고 있다. 그에 따라, 관련 산업도 베트남, 한국에 비해 월등히 크다. 20,000마리에서 나오는 웅담과 쓸개즙은 대부분 제약업계로 들어간다. 웅담이 실제 약 성분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에게는 멸종위기종 보호도 중요하지만 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동물을 이용해도 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정부, 농가와의 협의뿐만이 아니라 제약업계와의 소통, 대중인식증진 활동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와의 소통은 이미 시작됐다. WAP는 중국 국무원 산하 정책연구소 DRC와 MOU를 체결했고 종식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했다. WAP 중국 사무소는 이 로드맵을 따라 대중인식캠페인, 제약업계를 위한 웅담 대체 약재 개발, 사육곰 중성화 수술, 체계적 관리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다.

 

웅담 산업은 사양 산업이다. 개체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한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중국에서도 시민 인식은 나아지고 있다. 이 산업이 종식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기에는 지금 너무 많은 곰들이 고통 받고 있다. 

어떻게든 하루라도 더 빨리, 그 날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최승혁 활동가 (choesehy@greenkorea.org)

 

*이 글은 녹색연합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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