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희상 신임 비대위원장

수렁에 빠진 민주당을 과연 구원해낼 수 있을까

박민호 기자 | 기사입력 2013/01/14 [15:10]

민주통합당 문희상 신임 비대위원장

수렁에 빠진 민주당을 과연 구원해낼 수 있을까

박민호 기자 | 입력 : 2013/01/14 [15:10]

대선 패배 충격에 빠진 민주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문희상 의원을 선출했다. 이제 약 2개월 동안 민주통합당을 수습하면서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인물로 문 의원이 선출된 것이다. 정계 안팎에선 문 의원의 선출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파다하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비대위원장이 된 것이 아니라 누구도 예상 못했던 문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 문 비대위원장은 민주통합당에 산적한 난제를 해결해야 히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편집자 주>
 


만장일치로 문희상 추대…관리형 비대위 선택
계파 갈등 종식시키고 새로운 정치 펼칠 수 있나
지금의 민주당 탈피, 새로운 정당으로의 발돋움
문희상의 역할은 어디까지…애매한 상황에 부딪혀

 
[주간현대=박민호 기자]
 
민주통합당의 구원투수로 문희상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1월9일 오전 국회에서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어 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만장일치 합의 추대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고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할 중책을 맡게 됐다. 이로써 지난달 28일 선출된 박기춘 원내대표와 함께 박근혜 정부 출범에 앞서 진행될 총리·장관 인사청문회 대응 전략도 진두지휘해야 한다. 이르면 오는 3월 말께 새 대표 선출을 위해 치러질 전당대회를 엄정히 관리하는 것도 문 위원장의 역할로 손꼽힌다.

문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패배 원인 분석 등 철저하고 냉정하게 대선을 평가하고 전대를 차질 없이 준비해 새 지도부가 당의 혁신과 수권정당으로서 새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토대를 튼튼하게 닦아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깊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면서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비대위원장의 선출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문 비대위원장은 선출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거론되지 않았던 인사이기 때문이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박병석 의원이 가장 유력했고, 이석현, 이낙연 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주목받았다. 게다가 박영선 의원이 경선 불사 의지를 불태우면서 경선 가능성을 염두에 둘 정도로 일촉즉발의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갑자기 문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연석회의 직전에 열린 이날 조찬모임부터이다. 3선 이상 의원 18명이 모인 조찬모임에서 중진으로 합의추대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한 박영선 의원 측이 박병석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문 의원으로 급격히 기울어졌다고 한다. 이에 박기춘 원내대표는 연석회의에서 문 의원을 추천했고, 문 의원은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하지만 문 의원 역시 아무런 언질을 받지 못한 탓인지 연단에 올라 “자다가 홍두깨를 맞은 격”이라고 이야기하고는 10여 초 정도 고민하다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즉, 문 의원 본인도 자신이 비대위원장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의외의 인물

물론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정청래 의원은 문 비대위원장을 반대했고 이에 “혼자 바보가 된 것 같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오늘 아무도 발언을 안 하는데 바보처럼 혼자 손들고 ‘다 맞는 말이지만 이 시점이 제일 중요한 것은 야당 정체성이 제1의 가치이고 그런 비대위원장이 필요하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고 수습이다’고 말했지만 왠지 혼자 바보가 된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은 문 비대위원장을 선택했다. 이는 더 이상의 계파 갈등은 공멸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문 의원이 수도권인 경기 의정부 갑에서 5선 의원을 했고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노무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의장을  역임해 범친노로 분류되면서도 구민주계 등 비주류와의 소통도 가능하다. 또 합리적인 성향에 온화한 성품을 지녀 진보·보수, 초재선을 가리지 않고 의원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계파 갈등이 위험 수위에 이른 민주통합당을 하나로 묶는 적임자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당 안팎의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지만 변화의 방법이나 지향점에 대한 통일을 이루지 못한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서 혁신형 비대위 체제가 출범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때문에 혁신형 비대위 체제가 아닌 관리형 비대위 체제를 선호하게 됐고, 이로써 문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선출된 것이다. 일단 문 비대위원장은 관리형 비대위 체제를 구축하면서 계파 갈등을 봉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비대위원장에게는 수많은 과제가 있다. 비록 2개월짜리 비대위이지만 수렁에 빠진 민주통합당을 건져내서 새로운 민주통합당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풀어야 할 당면과제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계파 정치 타파이다. 일단 합의추대 형식으로 비대위원장직에 앉았지만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계파 간 이익에 따른 후보를 내세우며 갈등을 보여왔다. 대선 경선 당시에서도 계파 갈등으로 인해 대선 경선이 아름다운 대선 경선이 아닌 추한 대선 경선이 됐다.

때문에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계파 정치를 타파하는 것이 가장 커다란 숙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이해득실에 따라 각각 후보를 내세울 것이 분명하다. 이런 계파 간 이해득실에 따른 후보들을 얼마나 정리를 하면서 계파 갈등을 최소화시키느냐가 문 비대위원장의 최대 숙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런 숙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민주통합당은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문 비대위원장이 범친노로 분류되고 있다. 때문에 비주류의 잠복된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계파 갈등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정치 형태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시급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계파 갈등이 계속 지속된다면 민주통합당은 구원의 손길을 스스로 차버리는 꼴이 되는 것이다.

왜 하필 문희상

문 비대위원장은 “정치적 사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밖에 없다. 앞으로 정치적 욕심을 부릴 연배나 야망이 없고 사심 없이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어 “사심 없이 비대위를 꾸리겠다. 차기 전대에 나설 분들도 비대위에 함께 들어왔으면 좋겠고 최단시간 내에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했다.

이로써 전당대회 문제도 남아있게 됐다. 앞서 언급한 대로 계파별로 이해득실을 따지게 되면 전당대회 경선 룰을 놓고도 또 다시 계파 갈등을 보일 수도 있다. 특히 주류측에 유리한 모바일 경선 도입 여부를 놓고 갈등을 보일 수도 있다. 모바일 경선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비주류 측에서 문제 제기를 했었다. 때문에 이번에도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주류측에서 모바일 경선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때 문 비대위원장이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당대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모바일 경선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치 평론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당 쇄신에 대해서도 숙제가 남아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부여 받았다.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면서 당 쇄신 의지를 다졌다. 문 비대위원장은 “백척간두 진일보의 각오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민주당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비대위는 우선 철저하고도 냉정하게 지난 대선을 평가하겠다. 패배의 책임과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패배의 원인과 선거 전략을 제대로 분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밝혀 비대위 활동은 대선 평가에서부터 시작할 뜻임을 밝혔다.

하지만 온전한 대선 평가가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 이유는 문 비대위원장이 관리형 비대위 체제에 적합한 인물이기에 비대위원장에 선출됐기 때문이다. 즉, 비대위에서 대선 평가를 내리고 이에 따른 당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전당대회를 제대로 치르고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역할만 해달라는 뜻으로 문 비대위원장을 선출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보다 개혁적인 인물을 비대위원장에 앉혔을 것이다.

따라서 문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 주류측은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관리형 비대위 체제를 원하고 있다. 반면 비주류측은 당을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을 쌓는 혁신형 비대위 체제를 원하고 있다. 때문에 문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놓고 계파 갈등이 불 보듯 뻔하다. 때문에 이런 갈등 속에서도 문 비대위원장이 중심을 잡고 당 쇄신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이다.

이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 내각의 인사청문회 역시 문 비대위원장에게는 또 다른 숙제가 되고 있다. 당초 당선인 시절에는 허니문 기간을 갖는다. 때문에 야권에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 비판적인 공세를 취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이 위기에 봉착한 만큼 선명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인사청문회 때에 상당한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너무 가혹한 공격은 오히려 역풍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수위조절을 해야 한다. 문제는 어느 정도 수위로 공격을 할 것인가이다. 너무 거센 공격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고, 공격을 하지 않으면 민주통합당의 존재감 자체를 잃어버리게 된다.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4월 재보선 역시 문 비대위원장에게는 숙제이다. 대체적으로 임기 첫해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여당이 유리하다. 때문에 이번 재보선에서는 새누리당이 득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전망을 뚫고 민주통합당이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문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크다. 비록 3월에 차기 당 지도부가 선출된다고 하더라도 문 비대위원장이 어떤 식의 행보를 하느냐에 따라 4월 재보선의 승패가 갈려지게 된다. 따라서 4월 재보선 승리를 위한 준비를 문 비대위원장이 해야 한다.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와의 관계 재정립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또한 시민사회세력과의 관계 재정립도 중요한 문제이다. 민주통합당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어떤 행보를 취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한쪽에서는 시민사회세력 및 안 전 후보를 껴안고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정체성을 되찾고 혁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만약 안 전 후보와 시민사회세력을 하나로 규합,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으로 기울어지게 되면 안 전 후보와 시민사회세력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반면, 민주통합당의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면 안 전 후보와 시민사회세력과는 거리 유지를 해야 된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더욱이 안 전 후보 세력이 향후 4월 재보선이나 2014년 지방선거 등에 출마하거나 신당 창당을 하게 되면 민주통합당은 더욱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때문에 안 전 후보와의 관계 재정립은 어떤 식으로든 필요한 상황이 됐다.

문희상의 숙제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처리 역시 깊은 고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패장이기 때문에 의원직 배지도 박탈해야 한다는 극성파가 있다. 일각에서는 48%라는 득표를 했기 때문에 굳이 책임론을 지울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있다. 이처럼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에 문 전 후보의 처리를 놓고도 문 비대위원장은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와 더불어 손학규 상임고문 등 대선주자급 인물들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력
 
1963년: 경복고등학교 졸업
1964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입학
1987년: 민주연합청년동지회 중앙회장
1988년: 평화민주당 의정부시 지구당위원장
1992년: 14대 민주당 국회의원(초선)(경기도 의정부시)
1998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2000년: 16대 새천년 민주당 국회의원(재선)(경기도 의정부시)
2003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2004년: 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3선)(경기도 의정부시갑)
2005년: 열린우리당 당의장
2006년: 국정자문회의 의장[3]
2008년: 18대 민주당 국회의원(4선)(경기도 의정부시갑), 18대 전반기 국회 부의장
2012년: 19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5선)(경기도 의정부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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