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카운트다운, 해태제과 ‘화려한 컴백’

70년 국민기업 15년 전 퇴출…“제과명과의 재탄생”

범찬희 기자 | 기사입력 2016/05/01 [16:45]

‘상장’ 카운트다운, 해태제과 ‘화려한 컴백’

70년 국민기업 15년 전 퇴출…“제과명과의 재탄생”

범찬희 기자 | 입력 : 2016/05/01 [16:45]

‘제과명가’ 해태제과가 화려한 컴백을 준비 중이다. 외환위기의 파고를 버티지 못하고 2001년 증권 시장에서 퇴출된 해태제과가 15년 만에 상장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번 상장은 ‘품귀 현상’을 낳으며 제과업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허니버터 칩’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1945년 해방과 함께 창립, 70년 넘게 숱한 국민간식을 만들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대표기업 해태제과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2001년 증권 시장 퇴출…15년 만에 상장

‘품귀현상’ 허니버터칩, 회사성장 견인차

    

1945년 해방둥이 기업…국민간식 ‘수두룩’

신정훈 대표 ‘타코야끼볼’…혁신 실험 쭉

 

[주간현대=범찬희 기자] 국내 대표 제과기업 해태제과가 부활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퇴출된 지 15년 만인 5월11일 상장을 코앞에 둔 것이다. IMF 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해태제과는 지난 2001년 상장이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듭한 해태제과는 절치부심 끝에 상장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의 사위인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는 끝없는 혁신으로 히트상품을 제고, 회사를 15년만에 상장기업으로 이끌었다. <사진제공=크라운해태>

 

‘상장의 꿈’ 이뤄지다.

    

지난 4월27일과 28일 이틀간 해태제과는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다. 이는 5월11일로 예고된 상장을 앞두고 이뤄진 것. 이날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주간사로 참여, 고객들을 객장으로 끌어들였다. 공모 수량은 총 583만 주. 이 중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규모는 전체 공모 주식의 20%인 116만6000주로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1만5100원으로 이뤄졌다. 공모 마감 결과 공모주 청약에 2조3000억원이 넘는 시중 자금이 몰렸으며, 청약 경쟁률은 264.9대 1로 집계됐다. 

 

호남의 대표기업이자 제과명가인 해태제과가 증권시장에서 퇴출된 건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불어닥친 IMF 외환위기의 파고를 이기지 못한 해태제과는 그해 부도를 냈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4년 만인 2001년 상장이 폐지됐다. 1972년 상장 후 29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USB컨소시엄에 매각을 거쳐 ‘해태제과식품’으로 재탄생, 2004년 크라운제과의 품에 안겼다.

 

해태제과의 상장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07년에도 상장 추진이 검토된 바 있으며, 2012년에는 실제 상장 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해 실적악화에 빠지면서 ‘상장의 꿈’은 미뤄지게 됐다. 15년 만에 해태제과가 상장에 성공하게 된 배경에는 ‘허니버터칩’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의 사위이자 해태제과를 이끌고 있는 신정훈 대표의 ‘혁신’에서 탄생한 허니버터 칩은 ‘없어서 못파는 과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제과업계는 물론 식음료업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 2014년 8월 첫선을 보인 허니버터칩은 국내 시장에는 없던 ‘달콤한 감자칩’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며 제과업계 ‘허니’ 열풍을 불러왔다. 지난해 ‘허니통통’과 ‘허니통통 애플’ 등 허니버터칩 후속 모델은 약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곧바로 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2014년에 비해 15% 이상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무료 90%가 뛰었다. 허니버터칩이 회사 상장의 견인차역할을 했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신 대표는 “허니버터칩 등 허니 시리즈를 생산하는 문막 제2공장 증설이 오는 5월 완료돼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면 생산량이 2배 증가해 해태제과식품의 성장 및 수익 개선이 올해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재계 24위 ‘기염’

    

해태제과는 이번 상장으로 약 880억원의 자금을 조달,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태제과는 현재 300%가 넘는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활의 축포를 쏘아올리고 있는 해태제과는 대표적인 해방둥이 기업이기도 했다. 너도나도 배고팠던 그때 그 시절, 굶주린 국민들의 배를 채워줄 식품산업이 호황을 이룬 가운데 1945년 10월 박병규 해태제과 창업주가 일제 강점기 시절 제과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 해태제과의 전신 ‘해태제과 합명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순수 민족자본과 우리 기술로 세워진 국내 최초 식품회사의 탄생이기도 했다.  이후 해태제과는 1961년 ‘해태산업 주식회사’를 흡수·합병하고 1987년에는 ‘해태제과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며 세를 확장해 갔다. 이후 해태음료, 해태중공업 등 7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2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해태제과 역시 19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를 비켜가지는 못했다. 부도 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8년 만인 지난 2005년 해태제과는 크라운제과에 인수되어 크라운해태제과로 재탄생, 그 명맥을 이어왔다. 1997년 당시 해태제과가 경영난을 겪게 된 건 국가적 외환위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박병규 창업주의 뒤를 이어 1981년부터 그룹을 이끌어온 박 창업주의 장남 박건배 전 회장의 무리한 사업 확장도 한몫했다.

 

박 전 회장은 인켈 등 비식품 분야로 세를 확장하다 자금난에 빠져 부도를 낸 것이다. 이후 박 전 회장은 위장 계열사 6곳 등을 이끌면서 자금 3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08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지만 2010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특사 후 외부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박 전 회장은 장남이 경영하는 와인수입업체에만 가끔 모습을 보인다는 풍문이다.

    

스테디셀러 제조기업

    

국내 대표 제과기업 해태제과는 숱한 ‘국민간식’을 만들며 국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창립과 함께 탄생한 연양갱을 비롯해 부라보콘(1970), 에이스(1974), 맛동산(1975), 홈런볼(1981), 오예스(1984) 등은 수십년 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 제품들이다.

 

특히 부라보콘은 ‘국내 아이스크림콘의 원조’이기도 하다. 부라보콘 출시 이전까지 국내에서 아이스크림이란 아이스케키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제품 대다수가 얼음에 색소를 첨가한 정도였으며, 기껏해야 팥앙금을 섞은 게 고작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뒤처진 아이스크림 시장을 타개하고자 해태제과는 1960년 말 무렵부터 ‘제대로 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연구에 뛰어들었고, 연구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개월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된 아이스크림콘이 탄생할 수 있었다.

 

부라보콘이 출시되자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금껏 딱딱한 하드만을 맛보던 소비자에게 혀끝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바닐라 맛의 아이스크림은 말 그대로 ‘신세계’였던 것이다. 해태제과의 생산공장 입구는 전국에서 올라온 도매상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마치 오늘날 허티버터칩 품귀현상과 같은 일이 45년 전 발생한 것이다.

 

해태제과는 또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길거리 간식 ‘타코야끼’의 맛을 그대로 살린 ‘타코야끼볼’ 내놓으며 또 한 번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에 버금가는 혁신 상품을 계속해서 선보여 꾸준히 기업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nch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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