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 초기 삼청동 안가를 술집의 바(Bar) 형태로 개조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2월 24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윤 의원은 진행자가 ‘정권이 바뀌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삼청동 안가 내부구조를 바꾼다든지 혹시 이런 게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윤석열 정부가 정권 초기 대통령 측에서 삼청동 안가를 개조하려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어떻게 개조하려 했나 했더니 ‘술집의 바 형태로 안가를 바꿔달라’고 했다(더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권 초기) 분명하게 제보 들어왔고 상상력 비약되어 너무 황당했다”
“(의혹) 확인하려 경호처에 예산 사용내역 요청했는데 보안이라며 안 주더라”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 초기 삼청동 안가를 술집의 바(Bar) 형태로 개조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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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으로 삼청동 안가에 대해 잘 아는 윤건영 의원은 “안가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사후 취재나 사후 검증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신뢰할 만한 제보였다”고 소개하면서 “왜냐하면 그 업을 하고 있는 분에게 바를 만드는 오퍼가 정확하게 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청동 안가, 술집 Bar 개조?
이어 “현장에 가보라고 해서 (제보자가) 현장까지 가봤지만 이분이 너무 겁이 나고 보통 공사가 아니라서 공사까지는 (하지 않았다)”면서 “안전가옥이고 경호관들이 다 보고 있는데, 처음에는 (공사를) 하려고 했다가 내가 해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어) 중간에 드롭(Drop, 낙하. 여기서는 ‘중단’의 뜻으로 추정)을 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업체 관계자가 직접 제보한 내용이냐?’는 질문에 대해 “분명하게 제보가 들어왔고 상상력이 너무 비약되어 황당했다”고 답하면서 “솔직히 제보를 받은 지 꽤 됐고, 처음 그 제보를 받았을 때는 ‘어떻게 안가를 술집 바로 바꿀 생각을 하지’라고 생각해서 국회나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니까, 최근 일어난 일들을 보니까 ‘실현 가능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술자리를 겸한 작당 모의, 과거 군사정부 때처럼 그런 게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 (제보 내용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4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이 삼청동 안가에서 모여 논란을 불렀다. 이들은 삼청동 안가 회동에서 비상계엄 해제와 관련된 사항을 논의하고 2차 계엄 논의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삼청동 회동’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국회에 출석한 박성재 장관은 “해 넘어가기 전에 한번 보자고 해서 만난 것”이라고 해명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윤 의원은 삼청동 안가 회동에 대해 “딱 맞아떨어진다”면서 “바에서 술 한잔하면서 목적은 뻔하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안전가옥을 바로 개조하려 했다는 것은 확인해봐야 하는 사항’이라고 짚자 “그래서 확인을 해보려고 한다”면서도 “경호처에 예산 사용내역을 달라고 해봤는데 국가안보(보안)라며 안 주더라. 실물 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용현·장성 안가 회동 기괴”
윤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안가의 특징과 사용 목적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안가는 안전가옥의 줄임말”이라면서 “안전가옥의 안전은 총이나 탱크 등 무력으로부터의 안전이라기보다는 세상의 시선으로부터의 안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가는 기록이 남지 않는 곳”이라면서 “청와대를 예를 들면 외부인이 청와대에 들어갈 때는 별도 출입 조치가 필요하고 내부인도 기록에 다 남지만 안가는 그런 기록이 없다. 그래서 박정희·전두환 등 군사정권 시절 궁정동이나 삼청동에 안가가 많이 있었다. 가수들 불러서 술판 벌이고 했던 곳이고, 박정희 피살 사건이 벌어졌던 곳도 궁정동 안가이다. 문민정부 들어서는 그 안가들을 거의 다 없앴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삼청동에 안가가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그건 사실 보안사항”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보안사항까지 만천하에 까발려지는 게 안타깝다”고 답했다.
안가 사용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보호되는 사람들을 만날 때 경호처 언어로 ‘귀빈’이라고 하는데, 귀빈을 만날 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대통령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이 안가를 쓸 수 있느냐’고 묻자 “대단히 예외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사람이 안가를 여러 번 썼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마 성격이 변화된 것 같다”면서 “통상적인 안가 사용은 말 그대로 대통령의 안전가옥이고 대통령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예외적으로 대통령이 위임하거나 허가한 사항들, 예를 들어 비서실장한테 이런 일들을 해봐라, 누구를 만나보라고 미션을 주는 경우(안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2·3 내란 행동대장 의혹을 받는 김용현이 경호처장 시절부터 삼청동 안가에서 군 장성들을 여러 번 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매우 비상식적이고 기괴한 것”이라고 짚었다.
“경호처장, 계엄 몰랐을 리 없다”
진행자가 ‘그럼 (대통령실) 경호처는 계엄 모의를 몰랐느냐고 하는 의문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점은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하자 “몰랐을 수가 없다”고 단언하면서 “왜냐하면 안가 관리는 모두 경호처가 한다. 쉽게 말하면 키 관리를 경호처가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와대 근무하는 사람 중에서 안가의 존재를 모를 뿐만 아니라 가본 사람은 한 손가락에 꼽을 것”이라면서 “그 정도로 비밀 보안 장소인데 경호처가 모르게 들락날락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을 24시간 밀착 경호하는 곳이 경호처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대통령이 뭘 하는지 영부인은 몰라도 경호처는 안다. 대통령의 비밀을 가장 잘, 가장 많이 아는 곳이 경호처이기 때문에 군 장성들의 모임, 윤석열 씨가 뭘 했다는 걸 경호처가 몰랐을 리는 100%, 아니 200%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실 경호처장이 (계엄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대통령 곁에 잠자는 시간 빼고 24시간 붙어 있는 사람”이라면서 “사실 계엄 당일 대통령이 쪽지 들고, 비화폰 들고 왔다 갔다 했다는 걸 모두 다 아는 사람이 경호처장”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특히 박종준 경호처장이 경찰대 2기인데 이번 내란에 가담했던 조지호 청장과 김봉식 청장의 직계 선배”라면서 “조지호·김봉식 두 양반이 안가로 들어왔을 때도 경호처장이 몰랐을 리 없다. 직계 후배들이 들어오고 하는데 무슨 일 때문에 들어오는지를 모를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청장을 삼청동 안가로 부른 적이 있고, 김용현도 경호처장 시절 군 장성들을 안가로 부른 적이 여러 번 있다.
진행자가 ‘이렇게 놓고 본다면, 쉽게 말해 계엄 모의 아지트로 삼청동 안가를 썼다고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짚자 윤 의원은 “맞다”면서 “삼청동 안가의 기능을 다르게 활용한 것이다. 기존 대통령이 귀빈들 만날 때 썼던 안전가옥이 아니라 특정한 용도로 쓰이고 썼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용산에서 하면 눈이 있고 귀가 있으니까 (계엄의) 기밀이 새나갈 걸 우려해서 삼청동 안가를 이용했다면 다른 곳은 몰라도 경호처는 알고 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진행자가 ‘그럼 경호처장도 가담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냐?’고 묻자 “적극적 가담은 아닐지언정 적극적 방조자 정도는 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수사기관 출석통지 수령 거부와 헌법재판소 서류 수령 거부에 대해 경호처가 실무를 맡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연관되어 있고 실무를 맡고 있을 것”이라면서 “경호처 직원들은 통상 자기네들은 눈과 귀는 있지만 입은 없는 사람들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자기들은 목숨 걸고 대통령을 지키는 경호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뭘 말하는 걸 주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에는 누구를 배신하는 게 아니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범죄 상황들에 대해 정확하게 진술해야 된다”면서 “경호처 수뇌부가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 그걸 털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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