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비만약’ 위고비 출시 계기…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교수 인터뷰

“살 빼는 약 맹신 금물…갑상선암 환자는 위험천만”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10/25 [11:25]

‘꿈의 비만약’ 위고비 출시 계기…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교수 인터뷰

“살 빼는 약 맹신 금물…갑상선암 환자는 위험천만”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10/25 [11:25]

글로벌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국내에 출시됐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10월 15일 ‘위고비’ 출시를 맞아 한국인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 등 효과를 보인 임상연구 결과 등을 의료진에 소개하는 론칭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노보 노디스크 다니엘 베가 뮐러 부사장은 ‘위고비’의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효과가 확인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과체중 또는 비만이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를 통해 비만 치료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는 “오늘날 약 1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비만병의 영향을 받고 있고, 한국에서 비만병에 대한 부담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환자들에게 위고비 처방이 가능해져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투약 기준 안 되는데 다른 경로로 오남용 우려···정부 차원 관리 필요”

“갑상선에 암·종양 있었다면 암 발생 위험 높일 수도···처방 절대 금물”

 

▲ 글로벌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됐다.   

 

국내에 출시된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비만 환자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체중 감량에 관심이 높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 약’으로 오남용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는 10월 18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비만 치료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투여하도록 돼 있지만, 투약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이 다른 경로를 통해 오남용할 우려가 있어 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다. 체질량 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고도 비만 환자이거나,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비만의 동반 질환을 보유한 성인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됐다.

 

비만은 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질환,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들을 유발하는 건강의 ‘시한폭탄’으로 중증 비만의 경우 적절한 의학적 개입이 필요하다. 특히 고도 비만은 변성된 지방 세포로 인해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는 살을 빼기 어렵다. 늘어난 체중을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강해 어렵사리 살을 빼도 체중이 다시 급증하는 ‘요요 현상’이 반복되기도 쉽다. 당뇨병·고혈압 등이 심각해져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위고비’를 68주간 매주 1회 비만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 체중이 평균 14.9% 감소할 정도로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지만, 모든 약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맹신을 피하고 오남용을 자제해야 한다.

 

강 교수는 “과거 비슷한 계열의 약에 대한 동물 실험에서 갑상선에 암(악성종양)이나 양성 종양이 있었던 경우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도 나온 만큼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면서 “또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은 비만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가격 측면에서 부담이 커서 점진적으로 급여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교수와의 일문일답.

 

-‘위고비’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모발 손실, 급성 췌장염,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어떤 환자들이 신중하게 투여해야 하나?

 

▲‘위고비’를 특별히 투여하면 안 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갑상선에 암(악성종양)이나 양성 종양이 있었던 경우라면 혹시라도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도 있기 때문에 처방하지 않도록 돼 있다. 과거 비슷한 계열의 약에 대한 동물 실험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오남용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일부에서 처방을 한꺼번에 많이 받아 다른 곳에 되파는 식으로 불법 유통될 수 있어 정부(식약처) 차원의 단속이 필요하다. ‘위고비’는 약의 제형이 정제(알약)가 아닌 주사제이기 때문에 환자의 안전을 지키려면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잘 보관해야 한다.

 

-‘위고비’ 출고가는 37만2025만 원으로 동일하지만 비급여이다 보니 현재 병원마다 처방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치료제가 병원에서 판매되는 경우와 병원에서 처방을 하고 약국에서 판매되는 2가지 경우가 있다. 두 가지 다 가능한 병원도 있고, 한 가지만 가능한 병원도 있다. 

 

그러다 보니 병원이나 약국마다 보관이나 관리 등의 비용이 반영된 약가 마진(이익)이 다르고 가격차도 크다. 그러나 비만 치료제 ‘삭센다’ 사례에서 봤듯 ‘위고비’도 시간이 흐르면 환자들이 더 저렴한 병원이나 약국에서 치료제를 구입하게 되면서 약가 마진이 줄고 가격차도 줄기 시작할 것이다.

 

-일각에선 향후 ‘위고비’ 가격이 출고가의 2배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약가 마진뿐 아니라 약을 처방 받기까지 시행한 진료·검사 등의 비용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으로 생각된다. 시간이 흐르면 국내에선 미국 등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을 찾는 환자는 전체 비만 인구 중 1%가 채 되지 않고, 특히 저소득층은 비만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비만은 만성질환의 주원인임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비만 치료제는 아직 없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은 건강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할 여력이 없어 비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가격이 좀 더 내려가면 정부의 예산이 허용하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급여가 확대되길 기대한다.

 

-‘위고비’를 투여하려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위고비’가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체중 조절 효과가 월등히 뛰어나지만 약에만 의존한다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약을 맹신하기보다 식사 조절, 운동,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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