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주가 곤두박질…AI 거품론 커지는 내막

믿었던 AI 돈 먹는 하마…빅테크 기업 믿어도 되나?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8/09 [15:44]

AI 기업 주가 곤두박질…AI 거품론 커지는 내막

믿었던 AI 돈 먹는 하마…빅테크 기업 믿어도 되나?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8/09 [15:44]

최근 구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마저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AI(인공지능)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AI 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매출과 수익은 언제 올릴 지 확답하기 힘든 상황이다. MS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 28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혀, 시장 예상치 286억8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최근 2분기 자본지출로 132억 달러를 썼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2억 달러를 8% 초과한 금액이다. 그만큼 생성형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에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구글 측 설명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최근 자신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에 테슬라 자금 50억 달러(7조 원) 투자 여부를 이사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더 신중하게 AI 투자에 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구글 이어 MS마저 실적 성적표 저조···“AI에 돈 쏟아부어도 남는 게 없더라”

빅테크 6000억 달러 투자했는데 수익 40억 달러···脫엔비디아 움직임 가속화

 

메모리 슈퍼사이클 이면엔 AI 거품론···투자 위축 땐 메모리에 찬물 끼얹는 격

빅테크, AI 회의론에도 투자 강공···풀리지 않는 수익성 불구 ’시장 선점‘ 입장

 

▲ 마크 저커버그(오른쪽) 메타 플랫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월 29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콜로라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그래프 2024에 참석해 재킷을 교환한 후 웃고 있다. <뉴시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업체인 세쿼이아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요 빅테크가 AI에 투자한 금액은 총 6000억 달러(약 820조 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이 AI로 벌어들인 수익은 40억 달러(5조4000억 원)에 불과하다.

 

미국 테크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올해 오픈AI가 최대 50억 달러(7조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매출은 늘고 있지만, 생성형 AI 운영비가 워낙 많이 들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최근 행사에서 “더 많은 조직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지만 투자 수익은 내지 못한다” 지적하며 “내년 말까지 생성형 AI 프로젝트의 최소 30%가 중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AI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AI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노골적인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으로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및 장비를 막은 데 이어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가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반도체 자립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제재를 뚫고 7나노 공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장착된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중국 일부에서는 수백 개 반도체 관련 기업의 노력으로 올 여름 반도체 장비에서 기본적인 자립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까지 들린다.

 

脫엔비디아 움직임···AI 시장 대변혁

 

현재 엔비디아 중심의 AI 가속기 산업도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다양한 대체품도 쏟아지고 있다. 언제, 어느 부문에서 거품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애플·AMD·인텔 등에서 핵심 칩 설계를 지휘하며 ‘반도체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는 최근 AI 가속기 신제품인 ‘웜홀’을 출시했다. 웜홀의 성능은 엔비디아 주력 제품인 H100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가격이 2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며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할 ‘가성비’ 제품으로 꼽힌다.  

 

AMD는 최근 자체 개발한 MI300X AI칩을 출시하며 데이터센터 GPU 매출이 올해 45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역시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 GPU가 아닌 구글 AI 반도체인 TPU를 택하는 등 ‘탈(脫) 엔비디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 GPU 가격이 시장에서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GPU는 현재 개당 최대 4만 달러(5000만 원)를 호가하며 시간당 사용료도 국내에서 1만7000원을 넘는다. 반면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구글 TPU는 시간당 사용료가 단돈 2달러(2750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업계도 AI에 울고 웃고

 

AI 거품 논란은 한국 수출 품목 1위인 반도체 산업 전망과 맞닿아 있다. AI 거품 논란이 반도체 메모리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AI 거품설이 불거지면 메모리 판매도 위축될 것이라는 의미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 구축에 필요한 메모리를 생산 중인데, 한국은 반도체 차세대 동력으로 AI 반도체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특히 일정 주기마다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사이클(경기 순환)’ 산업이라는 점에서, AI 거품론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전체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반도체 업계는 올 상반기 AI 열풍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202.81% 증가했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 6조2844억 원 손실에서 올해 8조3546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급격한 실적 반등은 올 들어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인상된 결과로, 이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끈 주역은 당연히 ‘빅테크(기술 대기업)’이다. 생성형 AI를 개발하려면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AI 반도체 등 프로세서와 다양한 종류의 메모리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범용 제품 역시 메모리 업계가 최근 1년간 감산을 이어온 만큼 올 상반기 꾸준한 가격 상승을 보였다. PC용 범용 D램(DDR4 8Gb) 제품은 지난해 8월 1.30달러 최저치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7월 2.10달러 수준까지 올라섰다. 메모리 수요 업체들의 재고 조정도 대부분 끝나, 업계에선 메모리 업황 호조가 202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 구축에 필요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고, 한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 차세대 동력으로 AI 반도체를 육성하고 있다.  

 

반도체 ‘장밋빛 전망’ 금물

 

다만 장밋빛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인식도 함께 커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경기 변동은 ‘호황→이익 증가→투자 증가→공급 과잉→이익 감소→불황→투자 감소→공급 부족→호황’ 순으로 전개된다. 이는 반도체 경기가 수요뿐 아니라 공급(투자)에 의해서도 추세 급반전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AI 거품론까지 가세한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일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업계의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62%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투자금액은 대부분 HBM에 집중되지만, HBM도 현재로선 공급 과잉 가능성이 거론된다. 범용 D램과 낸드 역시 한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추가 투자가 나오고 있어, 장기 업황이 부정적이라는 우려가 들린다.

 

여기에 ‘AI 투자 회의론’으로 빅테크의 투자가 멈춘다면 메모리 시장에는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실제 AI를 제외하면 반도체 회복세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PC나 스마트폰 같은 수요처의 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7월 D램 시장의 경우 공급업체들이 계약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상해 일부 PC 업체들은 조달 비용의 과도한 상승을 피하고자 조달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신학기 시즌은 물론 크리스마스 성수기에도 판매를 비관한다”고 전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것도 우려할 대목이다. 통상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에는 2~3년을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1년6개월 정도로 이 주기가 짧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의 최저점을 지난해 1분기로 보는데, 이를 기준으로 보면 올 하반기가 호황의 막바지일 수 있다.

 

빅테크 업체들 대응은 과연?

 

미국의 빅테크(기술 대기업)이 최근 AI 투자 회의론에 직면했지만, 투자자들을 설득해 투자 강공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메타는 올 2분기 AI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자본 지출이 84억7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63억5000만 달러)보다 33.3% 늘어난 것이다. 메타는 올해 연간 자본 지출 전망치의 하한선을 기존 350억~400억 달러에서 370억~400억 달러로 높였다. 메타 측은 AI 연구와 개발에 투자가 더 필요해 2025년에도 자본 지출이 상당부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앞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4~6월) 자본 지출이 132억 달러로 증권가 예상치를 8% 웃돌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분기 자본지출이 19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이번 분기 AI 투자를 크게 늘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투자자들은 이 같은 빅테크 기업의 AI 대응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구글의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광고와 검색을 통해서만 수익을 창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S도 “서버 투자를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에 투자자들은 투자한 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고 정색하고 있다.

 

빅테크 CEO들도 잇따른 투자 계획 발표로 AI 거품론을 불식시키려고 하지만 앞으로도 AI 투자 회의론은 끊이질 않을 이슈로 평가받는다.

 

빅테크들이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는 AI 산업에서 한번 밀리면 주도권을 뺏긴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 이는 AI 거품론에도 불구, 향후 빅테크들의 AI 투자를 이끌고 갈 화두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변혁의 초기에 있다. 이런 전환기를 겪을 때는 과소 투자의 위험이 과잉 투자의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고 밝혔다. 또한 “선두에 서기 위해 투자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공격적으로 선투자하는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고도 했다.

 

메타도 “미리 구축하는 게 늦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며 AI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익 전망을 근거로 한 투자보다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AI 산업의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MS도 최신 연례 보고서에 그동안 끈끈한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해온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경쟁사 명단에 추가하며 무한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단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90% 이상 장악한 가운데, 독점 논란과 고비용, 전력 효율 등의 문제들을 해결할 대안 찾기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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