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볼버’ 연출 오승욱 감독 인터뷰
“전도연 믿음직…오묘한 연기 나올 줄 알았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8/09 [15:26]
8월 7일 개봉한 영화 <리볼버>를 연출한 오승욱은 감독은 ‘칸의 여왕’ 전도연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2015년 영화 <무뢰한>에서 시작된 인연은 신작 <리볼버>의 탄생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오 감독은 전도연을 9년 만에 신작의 주연으로 내세운 과정을 밝혔다.
<리볼버>는 올여름 개봉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서사를 내세운 작품인 동시에 전도연의 연기 변신을 엿볼 수 있는 신작이다. 오 감독은 처음부터 전도연을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고 작품을 구성했다. 작품을 처음 제안한 사람도 전도연이었다고 한다. 오 감독은 “전도연 배우가 잘 입고 다니는 블랙진에 항공점퍼가 영화의 첫 이미지였다”며 “이야기를 생각하다 보니 그런 이미지가 더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 제목이 <리볼버>라고 해서 총 든 여자를 생각할 수 있지만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는 전도연은 재미없지 않은가”라며 “오히려 (작품의 중심인) 연민, 타인에 대한 동정심을 주인공이 갖고 있다면 품격 있는 주인공으로 (전도연이) 움직여줬으면 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도 계속 ‘무표정’을 요구했는데, 무표정이 겉으로는 아무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여도 내면은 불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걸 전도연 배우가 눈썹 하나로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막 소리 지르지 않아도 나오는 그런 것들 말이다.”
영화 속 전도연은 차갑고 건조한 얼굴로 등장해 남자 배우들과 거침없는 액션을 펼친다. 이쯤 되면 영화 <킬빌>의 베아트릭스 키도가 떠오르지만, 오 감독이 그린 전도연의 하수영은 복수가 아닌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물이었다.
오 감독은 “수영도 과거 죄를 지은 사람이고, 죄를 지은 사람의 굴레를 갖고 있다”며 “인간이 죄를 안 지으려고 계속 노력했을 때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면모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고 내가 누울 집과 돈을 되찾겠다는 집념을 입에 물고 묵묵히 앞으로 가는 느낌”이라며 “(그런 수영을 연기하는) 전도연 배우에 대해 정말 별 걱정이 없었다. 이 오묘한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촬영 현장 분위기도 전도연이 이끌었다고 했다. 오 감독은 “전도연 배우의 연기와 이야기하는 방식을 보고 스태프 사이에서 동지적 믿음이 생겼다”며 “배우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포옹력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날 뙤약볕 아래서 촬영하는데 내가 ‘한번 더 가시죠’라고 했다. (전도연이) ‘이걸 또 왜 찍어요’라고 해도 모든 스태프가 막 웃을 정도다. 그런 식으로 모든 스태프가 굉장히 사랑했다. 존경받을 만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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