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내과 의사 정희원의 느리게 나이 드는 식사법

“밥만 바꾸어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4/08/09 [12:10]

노년내과 의사 정희원의 느리게 나이 드는 식사법

“밥만 바꾸어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4/08/09 [12:10]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인 정희원 교수는 ‘저속노화 선생님’으로 통한다. “우리가 평소 먹는 식단을 조금만 바꾸면 값비싼 재료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노화를 늦추는 건강한 식단을 실천할 수 있다!” 20여 년 동안 노화를 연구한 정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새해에는 남들보다 뇌가 늙는 속도를 1/4로 만드는 식사를 해보자”는 트윗을 시작으로, 방송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생로병사의 비밀〉 〈어쩌다 어른〉 등에 출연하며 저속노화 식사를 알리기 위해 힘써왔다. 많은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발전시킨 ‘한국형 마인드 식사법’을 소개해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정 교수는 최근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노화 예방 식사법을 담은 책을 출간해 호응을 얻고 있다. 그의 책 <저속노화 식사법>(테이스트북스)을 바탕으로 몸과 뇌의 건강을 한번에 잡는다는 ‘느리게 나이 드는 식사법’을 간추려 소개한다.

 


 

노 화속도 조절 요인은 생활습관 개선, 식단 조절, 적절한 운동, 마음 챙김

의학적·과학적 연구 기반으로 지속 가능하게 다듬은 저속노화 식사법 제안

저속노화 식사 기본지침은 채소·통곡물·콩·생선·올리브 오일 위주의 식단 

 

가공식품·단순 당·정제곡물·치즈·붉은 고기만 멀리해도 4배 느리게 나이 들어

귀리·현미·백미·렌틸콩 2:2:2:4로 지은 ‘저속노화 밥’ 혈당 조절 등 건강 효과

 

“느리게 나이 드는 생활습관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다 보면 회의적인 반응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런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만들고 지키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저 사람은 노화 전문가이기 때문에 의지력을 갖고 억지로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다’라고. 우선, 몰라서 못 하는 것 맞다. 정확히 알지 못하고 또 생활습관을 조금씩 바꾸어나가는 것이 어떻게 생활 전반에 파급효과를 만들어내는지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악순환이 최대한으로 발산한 미망의 상태에 머문 채 삶을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때때로 그저 ‘노화 전문가’로 오해받지만 미망의 상태를 직접 경험해봤고, 블랙홀과 같은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기에 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얼마 전 <저속노화 식사법>을 출간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자신의 책 ‘프롤로그’에서 한 말이다. ‘저속노화’는 노화를 늦춘다는 뜻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정 교수는 내과 실습 시절, 응급실에 실려 온 노인 환자가 먹던 처방약 중 특정 약을 빼자 며칠 만에 회복되는 모습을 본 후 노인의학에 매료되었다. 석사과정에서 인간의 노화에 관해 연구했고, 노화의 원리를 더 공부하고 싶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에 들어가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등을 출간하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저속노화의 중요성을 알려온 바 있다.

 

〈어쩌다 어른〉 〈유 퀴즈 온 더 블럭〉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에 출연해 가속노화의 위험을 알리며 화제를 모았고, ‘노화를 막는 초간단 식사법’을 소개한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358만 회를 기록하는 등 ‘저속노화’ 열풍을 일으켰다. 이 밖에도 자신의 SNS 계정과 ‘저속노화 식사’ 커뮤니티에서 저속노화 식사 실천을 독려하며, 전 국민의 건강 습관 형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고속노화와 저속노화

 

“건강하게 식사하고 이를 유지하는 데 엄청난 스트레스가 따른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는 정반대다. 제대로 된 건강한 식단은 지속 가능한 힘이 있어 오히려 스트레스 정도를 줄여줄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의 회복 탄력성도 개선해준다. 건강한 식사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생활습관의 진폭이 어느 정도 안전한 범위에서 유지되면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고, 체중과 체형, 대사와 관련된 파라미터도 흡족한 선에서 쉽게 유지되어 삶의 불편함이 줄어든다.”

 

“박사과정 때 나는 30대 초중반이었다. 스트레스가 갈수록 늘었고, 수면의 질은 불량했으며, 혼자 살면서 식사의 질도 점점 나빠졌다. 저녁 9시 퇴근길에 떡볶이와 순대, 맥주를 사 와서 급히 먹고 그대로 쓰러져 자는 날도 많았다. 박사과정 마지막 해에는 첫해 최저 체중과 비교하면 거의 10kg이나 늘었고, 성인이 된 후 체지방률도 최초로 20%를 돌파했다. 식단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던 기간이었다. 식단은 말할 것도 없고, 몸의 움직임, 마음 건강, 질병 등 모든 지표가 악순환을 그리기 시작했다. 점점 몸 이곳저곳이 삐걱대는 게 느껴졌다. 헌혈하러 가서 수축기 혈압이 160mmHg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다시 재보았지만 혈압은 여전히 높았다. 서른다섯에 고혈압이 생긴 것이다.”

 

정 교수는 “지금 돌아보면 정말 황당하게도 내가 당시 가장 많이 읽던 논문 은 대사와 노화의 기전을 다른 연구였다”고 털어놓으면서 “당시 이미 탄수화물-인슐린 모델이 비만 영역에서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었고, 해외 학회에서도 시간제한 다이어트나 노화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식사에 대해 발표된 기전연구 결과들을 계속해서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때 정 교수는 두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고 했다. 첫 번째는 대개의 연구 결과 들은 아주 작은 지식의 조각이고, 자신은 이 조각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것을 공부하는 과정에 있었지만, 이를 사람에게 어떻게 적용할지는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것. 두 번째는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가 갖는 복잡계적 특성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초가공식품이 수면 저하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회복 탄력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나빠진 몸과 마음이 다시 초가공식품을 찾게 된다는 악순환의 원리를 모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악순환이 최대한으로 발산한 미망의 상태였다.”

 

▲ 가공식품, 단순 당, 정제곡물, 치즈, 붉은 고기 줄이기 등 저속노화 식사의 기본 지침만으로도 남들보다 4배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고 한다. <사진출처=unsplash.com> 

 

건강하게 나이 드는 비결

 

이후 박사 과정을 마치고 다시 임상의사로 돌아왔다. 환경만 바뀌었을 뿐인데 탄수화물-인슐린 모델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정 교수는 이때부터 시간제한 다이어트와 케톤식 식사를 더해 ‘배부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첫 일주일 만에 4kg이 빠졌다. 이후 박사과정에서 얻은 10kg이 몇 달 만에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케톤식 식사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출근해서 오일만 먹었다. 당시 근무하던 병원에서 나오는 식단은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대부분 흰쌀 밥, 소금, 설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일만 먹으면서 일상생활을 하다가 저녁에만 음식을 먹자니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도시락을 싸서 다닐 만한 환경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고기만 먹고 싶지는 않았다. 일상생활에서도 무리 없이 건강한 식단을 지속할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다시 사람의 나이듦을 주로 연구하게 되었다. 데이터 분석 기술을 포함한 연구 기법의 발달로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자는지, 그에 따라 나이 드는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고, 어떻게 병들고 사망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쏟아져나온다. 동서양의 문화 차이나 국가 간의 빈부 차이를 막론하고 코호트 연구들이 알려준 삶의 비결은 정말 단순했다. 적당히 충분한 신체 활동, 다양한 천연 식자재를 이용한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적당한 스트레스와 사람과의 접촉, 적절한 수면, 적정 체중. 삶의 모든 요소가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방식을 따르는 것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나이 드는 비결이었다.”

 

정 교수는 그중에서도 동물의 느린 노화를 유도하는 여러 방법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법에 깊이 천착했다. 그렇게 세상의 수많은 장수 식단 중 ‘마인드 식사’를 만나게 된다. 

 

“마인드 식사에는 탄수화물-인슐린 모델에서 말하는 탄수화물 속도의 원리가 이미 녹아들어 있다. 느린 탄수화물과 섬유질의 섭취를 강조하고, 단순 당과 정제곡물을 피할 것을 권고한다.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식자재를 어느 정도 섭취하면 될지 구체적인 지침도 준다. 좋은 지방을 섭취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원리를 구체적으로 이해하지 않더라도, 마인드 식사가 만들어준 큰 틀을 목표로 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속 가능한 마인드 식단

 

‘마인드 식단’을 만난 뒤 정 교수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식사의 변동성은 유지하되 사람들과 즐길 때는 즐기고, 절제할 때는 절제할 수 있게 되었다. 식자재로 무엇을 사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도 덜었다. 무엇을 조금 더 먹어야 할지, 무엇을 조금 덜 먹으면 좋을지를 스스로 점검할 기준이 생겼기 때문이다. 늘 배부르게 먹지만 체중은 항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체중을 조금 더 줄이고 싶을 때는 시간제한 다이어트의 금식 시간을 좀더 늘려주고 탄수화물의 비율을 약간 낮춘다. 체중을 조금 늘리고 싶을 때는 좀더 빠르게 소화되는 탄수화물을 함께 먹는다.

 

마인드 식사를 하면서 먹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줄었다. 그뿐 아니다. 오후가 되면 느끼던 부종이 없어졌고, 코골이가 사라졌다. 힘들게 식욕을 참지 않아도 된다. 마인드 식사가 제시하는 신선한 재료들로 차린 밥상이 충분히 풍성하기 때문이다. 입맛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자연스러운 재료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상차림은 더 간편해졌고 식비는 줄어들었다. 바뀐 입맛 덕에 바깥 음식의 자극적인 맛을 견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놀라운 경험을 나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건강 식단에 대한 많은 사람의 오해, 즉 ‘스트레스받으면서 칼같이 지켜야 하는 일’로 여기는 사람들의 편견을 덜어주고 싶었다. 식단 관리를 값비싼 식자재를 어렵게 마련하고, 심지어 맛없게 만들어 억지로 먹는 일로 오해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싶었다. 우리가 이미 실행 중인 식단을 조금만 수정하면 되는 일임에도,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마인드 식사의 개념과 실천에 대한 지침서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는 방법도 함께 제시하고 싶었다.”

 

만성질환은 대개 평생 축적된 노화의 결과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이 만성질환이나 통증의 패턴을 만들고 건강수명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몸과 마음에는 탄성이 있으므로 한두 번 균형을 잃는다고 해서 건강이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겉으로 드러난 불편을 약이나 건강식품, 마사지 등으로 손쉽게 덮으려 할 뿐이다. 그럴수록 삶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큰 불편으로 줄달음칠 친다.

 

정 교수는 책에서 노화속도의 조절 요인 네 가지, 즉 생활습관 개선, 식단 조절, 적절한 운동, 마음 챙김 중 가장 주목받아온 ‘식단’에 초점을 맞추고,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을 예방하는 대시(DASH) 식단 요소의 장점만을 합친 마인드 식사법을 소개한다. 나아가 우리가 자주 접하는 한식 식자재를 활용한 한국형 마인드 식사법을 정리했다. 무엇보다 의학적·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수십 년 동안 자신이 직접 실천하며 지속 가능하게 다듬어온 저속노화 식사법을 그대로 담아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건강한 습관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 통곡물과 콩,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마인드 식사법은 뇌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 전반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다.  <사진출처=unsplash.com> 

 

뇌 기능에 집중한 식사법

 

마인드 식사법은 ▲채소 ▲통곡물 ▲생선 ▲올리브유 위주로 식사해 만성질환 예방을 돕는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환자를 위해 개발한 DASH 식단의 장점만을 합친 식사법이다. ▲적색육 ▲가공식품 ▲단순 당 섭취는 줄이고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과 채소 등을 위주로 식사해 뇌 기능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식단이다. 

 

“마인드 식사법은 다른 건강식과 비교해 뇌 기능에 집중해 설계되었지만, 사실 뇌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 전반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다. 가공식품, 단순 당, 정제곡물, 치즈와 붉은 고기를 줄이고 통곡물과 콩, 채소를 충분히 먹기, 탄·단·지(탄수화물·단백질·지방)를 잘 골라 섭취하기와 같은 저속노화 식사의 기본 지침만으로도 브레인 포그, 우울감, 집중력 저하, 건망증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또, 몸의 부기와 염증을 줄일 수 있으며,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되어 남들보다 4배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정 교수는 “노화를 피할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면서 “밥만 바꿔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고 단언한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약 5년 동안 식단에 따른 인지기능 변화를 관찰했는데, 마인드 식단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최악의 식습관을 유지한 사람들에 비해 무려 10년당 7.5년 치의 뇌 노화지연 효과가 있었다. 남들은 10년 나이 드는 동안 2.5년만 노화했으니, 뇌의 노화속도가 4분의 1로 느려진 셈이다.

 

‘저속노화 밥’ 열풍 주도

 

2023년, SNS에서 이른바 ‘저속노화 밥’이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저속노화 밥’은 정 교수가 매일 먹는 잡곡밥을 소개하며 과학적으로 분석한 게시물에서 시작되었다. 정 교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저속노화 식사법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자”고 제안한다. 

 

그는 지난 8월 3일 X(옛 트위터)에 글과 사진을 올려 “초4 아들의 저녁밥이다. 아들용 저속노화 밥, 코코넛 오일로 구운 광어. 아들용 저속노화 밥 구성은 콩과 잡곡 35%, 찹쌀 15%, 백미 50%”라고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에는 콩과 잡곡이 섞인 밥과 생선 한 조각, 어묵 한 조각, 멸치볶음, 김 등의 반찬 모습이 담겼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학회에서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생활습관으로 저속노화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젊어서부터 저속노화 역량을 키우면 나이 들어 질병이 생기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는 회복 탄력성이 좋아져서 말년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막판에 돌봄에 의지하는 기간도 매우 짧다.”

 

또 최근 열린 한 강연에서는 “노화를 느리게 하는 식사란 결국 절식, 대사과잉 감소와 모두 연결돼 있다”며 “의학계는 40여 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편안하게 절식하면서도 항노화 유전자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결론에 거의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한 “가속노화의 주요한 원인은 ‘고통을 최소화하고 쾌락의 양을 쉽게 그리고 최대한 늘린다’는 자본주의의 편안함”이라고 지적하면서 “인간의 몸은 애초에 많이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는데도 우리는 가까운 거리조차 엘리베이터, 택시, 자가용 등을 애용한다”고 꼬집었다. 

 

“소모 열량은 낮아지는데 클릭 한 번으로 자극적인 음식을 주문한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끊임없는 알람과 새로운 콘텐츠의 자극이 더해져 뇌는 과부하에 걸리고 더 많은 자극을 좇는다. 체형뿐 아니라 보상체계와 인지기능이 망가져가는 것이다. 고통과 불편이 줄어들수록 좋다는 자본주의의 전제가 옳다면 지금쯤 모두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라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더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보고 자극적인 음식을 탐닉하며 몸과 마음의 탄력을 잃어간다. 그다음에 남는 것은 오래 아픈 노년이다.”

 

아울러 노화를 촉진하는 가속 노화 ‘액셀러레이터’로 수면 부족, 운동 부족, 음주, 흡연, 근 감소, 만성 염증, 단순 당, 정제 곡물, 해로운 기름, 칼로리 과잉 등을 꼽았다. 반면 노화를 늦추는 ‘브레이크’로는 콩과 채소 위주 식사,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젊은 감성, 항상 새로운 공부에 참여, 청력·시력 보존, 사회 활동, 봉사 등을 꼽았다.

 

그가 권하는 마인드 식단은 권고 사항의 울타리가 상당히 넓고, 구체적인 식자재를 강요하지 않기에 기본 원칙을 알고 있다면 각자 건강 상태와 필요한 부분에 맞춰 지속 가능하게 실행할 수 있다. 게다가 저속노화 식사법을 따르기 위해 값비싼 재료로 맛없는 식사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이미 먹고 있는 식단을 조금만 수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마인드 식단, 저속노화 식단의 일부를 소개한다. 

 

-저속노화 밥

 

저속노화 밥은 귀리, 현미, 백미, 렌틸콩을 2:2:2:4 비율로 지은 밥을 말한다. 저속노화 밥 속 곡물은 혈당 조절 등 여러 건강 효과가 있다. 귀리는 미국 <타임>에서 선정한 슈퍼 곡물 중 하나로,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풍부하다. 식물성 단백질 함량이 백미보다 2.8배 더 많아 고단백·저열량 곡물이다. 또한 귀리 속 베타글루칸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줘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현미는 각종 비타민, 철분, 마그네슘 등 다양한 필수 영양분을 함유한다. 현미 역시 혈당을 조절해 심장 건강을 향상해 준다. 렌틸콩도 마찬가지로 단백질과 미네랄 등 영양분이 풍부하다. 렌틸콩 속 항산화 성분은 세포 재생에도 효과적이다.

 

-건강한 단백질

 

건강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노화를 늦추는 방법이다. 단백질은 여러 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3대 영양소 중 하나다. 다양한 기관과 호르몬 등 신체를 구성하기 때문에 몸에서 물 다음으로 많은 양을 차지한다. 단백질은 면역 기능과 근육 생성에도 필수적이기 때문에 하루에 성인 체중 1kg당 0.8g을 섭취하는 게 좋다. 단백질을 다량 함유한 식품으로는 닭고기, 칠면조 고기, 생선, 두부, 병아리콩, 요거트 등이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적색육에도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 따라서 되도록 흰살생선, 두부, 콩 등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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