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일럿’ 히어로 조정석 익살스러운 인터뷰

“쿨톤 원피스 차림…내가 봐도 잘 어울리더라”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4/07/26 [14:50]

영화 ‘파일럿’ 히어로 조정석 익살스러운 인터뷰

“쿨톤 원피스 차림…내가 봐도 잘 어울리더라”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4/07/26 [14:50]

여동생 신분으로 파일럿 재취업···몸무게 7kg 빼고 천연덕스런 여장남자 변신

“코미디 연기 의도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내가 즐거운 것을 택한 결과일 뿐”

 

▲ 배우 조정석.  

 

배우 조정석(44)은 아마도 국내 배우 중 여장(女裝)을 가장 많이 한 배우일 것이다. 뮤지컬 <헤드윅>에 여러 차례 출연하며 수도 없이 여자가 되어 무대에 올랐고, 최근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도 여자로 변신했다. 몇 해 전엔 팬들이 여장 합성을 한 짤(온라인 이미지 컷)을 만든 게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져 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그는 여장 전문가다.

 

조정석은 또한 최근 국내 배우 중 코미디 연기를 가장 많이 한 배우일 것이다. 대표작 <엑시트>(2019)가 그렇고, <형>(2016)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관상>(2013) 등에서도 남다른 코미디 감각을 보여줬다. <건축학개론>(2012)에서 조정석이란 이름을 끌어올린 것 역시 코미디였다. 드라마에서도 조정석의 연기엔 언제나 코미디가 깔려 있었다. 이쯤 되면 그는 코미디 전문가다.

 

그렇다면 이건 정말이지 외면하기 힘든 조합이다. 조정석이 여장을 하고 코미디를 한다. 7월 31일 공개된 영화 <파일럿>이 바로 그 작품이다. 

 

“여장을 해본 경험이 쌓여서 부담스러운 적은 없었다. 꼭 여장이 아니더라도 관객이 내 연기를 보고 좋아해주고 웃어준다면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행복할 뿐이다. 코미디는 관객을 기분 좋게 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고,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으로 이름이 알려지며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온 한정우의 이야기. 잘나가던 한정우의 인생은 술자리에서 무심코 내뱉은 성희롱 발언 한 번으로 단번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는 직장을 잃고, 이혼을 당한다. 파일럿으로 재취업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양육비와 대출이자 압박을 받으며 극한으로 내몰리자 결단을 내린다. 동생 신분을 활용해 여성 파일럿으로 취업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한정우는 한정미가 돼서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조정석은 한정우·한정미 역할을 맡아 더할 나위 없는 연기를 펼친다. 한정우일 때는 자칫 비호감일 수 있는 캐릭터를 특유의 넉살로 미움 받지 않게 하고, 한정미일 때는 남자가 여장을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각종 에피소드를 아우르며 웃음을 끌어낸다. 한마디로 조정석에게 영화 <파일럿>은 맞춤 수트처럼 딱 맞아 떨어진다.

 

“여장이 있어서 이번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물론 내가 여장을 해봤기 때문에 이 작품을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재밌었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그 작품에서 내 모습이 딱 상상이 되는 시나리오다. <파일럿>이 그랬다. 한정우를 연기하는 내 모습이 그려지더라. 한정미가 됐을 때 어떤 목소리를 낼지까지도.”

 

조정석은 한정미가 되기 위해 7㎏을 감량했다. 그가 여장 남자라는 걸 관객들은 모두 알지만, 그래도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여성같아야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의상팀과는 사흘간 매일 5~6시간 한정미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고 또 찾았다. 그렇게 완성된 조정석의 한정미는 꽤나 그럴싸하다.

 

“솔직히 말해 긴 머리는 안 어울리더라. 옷은 쿨톤으로.(웃음) 특히 원피스가 잘 어울렸고. 여성 속옷은 워낙 여러 번 입어봐서 특별히 불편하지 않았다.”

 

완벽에 가깝게 여장을 했지만, 불안을 아예 없앨 순 없었다. 웃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데다가 관객이 납득할 만한 여장 설정이 돼야 했다. 조정석뿐만 아니라 감독 포함 전 스태프가 이 같은 우려와 압박감을 안고 촬영했다고 한다. 

 

조정석은 “그럴 때마다 결국 진심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하다. 나의 진심과 한정우의 진심을 담아내면 관객이 알아봐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작위적인 연기를 하지 않는 게 중요했다. 가령 한정미의 목소리를 낼 때도 내가 소화 가능한 톤에서 낸다는 것이다.”

 

열심과 진심 그리고 조정석은 한 가지를 더 얘기했다. 바로 편안함이다. 몸과 마음이 가장 편안한 상태일 때 최상의 코미디가 나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가장 편안한 상태라는 건 평소와 다름없는 상태라는 의미였다.

 

“나한테 편안한 상태라는 건 특별한 게 아니다. 나 자신에게 제약을 걸지 않는 것이다. 징크스라든가, 슬럼프라든가, 트라우마라든가 그런 걸 허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루틴도 없다. 그것에 얽매이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도 그걸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 컨디션 그대로 자연스럽게 하려고 한다. 그런 상태에서 나오는 연기가 또 기가 막힐 때가 있다.(웃음)”

 

조정석은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코미디 연기, 코미디물에 출연하는 것에 어떤 거리낌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믹 연기에 대한 이미지 걱정은 나보다 주변에서 더 많이 한다”고 전하며 웃었다. 그는 코미디 영화를 고르게 되는 것, 코미디 연기를 하는 건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내가 즐거운 걸 택한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것만 하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걸 안 하겠다는 생각도 없다”는 얘기였다.

 

7월 31일 개봉을 앞두고 각종 시사회를 통해 영화 <파일럿>이 공개되자 “조정석 원맨쇼”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정석은 “그런 극찬을 받아서 행복하지만 코미디는 결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나 혼자서는 재밌게 절대 못한다. 내 옆에 누가 있어야 하고, 그 누군가와 호흡이 맞아야 한다. 그래야 코미디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극찬을 해줘서 감사하지만 그 원맨쇼라는 것도 다 동료, 선후배 배우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나온 얘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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