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께 52주 최고가를 이틀 연속 경신한 코스피가 연내 3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닥도 이에 발맞춰 1000포인트에 닿을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7월 9일 오전 코스피가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장 초반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코스피는 오전 한때 전 거래일(2857.76)보다 10.00(0.35%) 상승한 2867.76를 기록했다. 이날 0.52%로 출발한 코스피는 상승 폭을 키우며 2874.20까지 올랐다.
7월 6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0조4000억 원으로 8조 원대를 예상한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만 잘 소화한다면 2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주식시장 반응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52주 최고가’ 이틀 연속 찍은 그후 코스피 연내 3000선 돌파 주목
시총 상위 20개 중 12개 목표 주가 상승···코스피 예상범위 2500~3200선 제시
원·달러 호시탐탐 1400원 진입 노리고 엔화값 속절없이 추락해 850원대 전전
ECB 시작으로 미 연방준비제도 정책금리 인하 전망···한은도 금리인하 기대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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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들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의 목표가를 잇달아 높여 잡고 있다.
7월 9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2개 종목의 평균 목표주가는 연초 대비 평균 7.65%나 올랐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 영업이익 컨세서스가 21.6% 상향 조정됐는데 이는 전망치 15%, 환율 효과 5% 상향이 더해진 결과”라며 “삼성전자 실적 서프라이즈가 코스피 2800 중반이라는 수준을 결정했다면 미국 근원 CPI 결과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 강도가 결정되고, 코스피 2900선 돌파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개별 종목 상황을 봤을 때 코스피 신고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대형주 중심의 종목 장세로 지수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 영향이다.
또 코스닥은 제약·바이오주가 지수를 이끌고 있지만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삼성전자 호실적에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7월 8일 기준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79% 오른 847.49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코스피 예상범위를 2500~3200선으로 제시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에도 반도체 수출이 꺾이지 않았고 글로벌 경기는 이제 순환적 회복 초입에 들어선 만큼 외국인 중심의 수급 구조가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매수가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 집중되는 만큼 코스피도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으로 3분기보다 4분기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3분기 2650~3050선, 4분기 2700~3150 범위를 제시한다”며 “주도주는 정보기술(IT) 업종이 되겠으나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주도주가 IT에서 다른 업종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는 업종과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특징으로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업종별 수익률 편차가 보여주듯 수익률 상위·하위 업종의 차이가 컸다”며 “결국 하반기 전략에는 상승 추세가 유지될 업종(반도체와 은행, 화장품)과 순환매 관점에서 상승 전환이 예상되는 업종(항공과 호텔·레저 업종)에 대한 선택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강달러·슈퍼엔저 언제까지?
원·달러가 1380원에 움직이며 호시탐탐 1400원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엔화값은 속절없이 추락하며 85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강세가 진정되며 원·달러가 1300원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엔화값 역시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과 함께 800원대 후반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7월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1원 내린 1380.3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지난 6월 17일(1381.2원) 1380원대에 오른 후 6월 28일(1376.7원)과 7월 1일(1379.3원) 이틀을 제외하고 12거래일째 1380원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고공행진의 이유로는 주요국의 금리정책 차별화를 꼽고 있다. 스위스, 스웨덴, 캐나다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약 5년 만에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영란은행의 8월 금리 예상도 높아졌다. 이들 국가의 금리 인하는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이에 반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은 늦춰지고 있다.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에는 종전 3회 인하 전망이 1회로 축소됐다.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5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에도 파월 의장은 “통화 완화를 위해서는 더 큰 확신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럽 및 미국의 정치 리스크,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위안화 약세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군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영국의 정권교체, 미국 트럼프 재집권 등이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더뎌지는 성장세와 물가 둔화에 따라 미국이 연내 최소 1회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원·달러는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까지 유로화 하락 압력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은 높은 변동성을 야기하며 달러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최근 ‘외환시장 동향 및 7월 전망’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원·달러가 1350~1420원 사이에서 움직이며 평균 1380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레인지는 1320~1380원으로 평균 1350원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하반기 환율 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국가들의 경제성장 모멘텀과 회복 탄력성이 차별화되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와 4분기 평균 환율 전망치는 각각 1345원과 1335원이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되고, 내수 중심의 견조한 경제 성장 기대감이 조정되면서 달러 레벨은 하향 조정될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 대선 등 추가 상방 압력 이슈들이 유효해 달러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신 연구원은 이어 “원화는 AI(인공지능) 기반 반도체 수출 모멘텀에 따른 외수 중심의 경제 성장이 긍정적이지만, 연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내수 부진에 따른 저성장은 절상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최근 달러 당 엔화값은 38년 만에 최저 수준인 161엔대 후반까지 떨어지며 추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 BOJ가 긴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다. BOJ의 6월 회의에서는 국채 매입 감액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인 규모 발표를 미루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개입 효과도 낮아졌다. 4월 말 엔화값이 160엔까지 떨어지자 정부가 620억 달러의 외환 보유액을 소진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결국 두 달 후 161엔을 넘겼다는 점과, 환율 관찰국으로 다시 지정되며 달러당 엔화값이 단기간 175엔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결국 BOJ가 슈퍼 엔저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소폭이라도 금리 인상에 나서고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는 점에서 연말 엔화값은 현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BOJ가 이르면 7월 중으로, 혹은 10월에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3분기와 4분기 엔·달러 평균값을 각각 157엔과 152엔으로 내다봤다. 원·엔 재정 환율 평균값은 각각 879과 888원으로 예상했다. 소재용 연구원은 “BOJ의 하반기 소폭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여건이 엔화 강세 전환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원·엔은 향후 BOJ의 통화정책이나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 등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지만, 연말에는 결국 800원대 후반에서 900원 사이로 다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 7월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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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 인하 시작된다
ECB(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을 시작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정책 금리 인하가 전망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 환경이 마련된 가운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다.
정부와 여당 등에서 금리 인하 의견이 나온 가운데 금통위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 미국이 금리를 낮춘다는 가정에서 8월 인하설과 10월 인하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양측 주장은 성장과 물가, 한·미 금리 역전 차 영향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100)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7월(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4월(2.9%), 5월(2.7%)에 이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110.9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112.56으로 2.0%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물가 상승세가 더뎌지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금통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잘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상황이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이 짙어지면서 주요국들은 너도나도 금리 인하에 나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연초 스위스와 스웨덴이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캐나다와 ECB가 금리를 낮췄다. 영란은행의 8월 금리 예상도 높아졌다.
실제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됐지만 시장의 1~2회 인하 기대는 여전하다. 5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가 전년 동기 2.6%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9월 인하 예상은 70%를 넘어섰다.
물가 안정세가 확인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짙어지면서 한은이 굳이 고금리를 고집할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반해 한은이 기준 금리를 낮춰 내수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책임론은 힘을 받고 있다.
정부와 여당에서도 연일 금리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어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되면 금리 인하 논의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출 것이란 의견과 이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맞서고 있다.
10월 인하설의 근거로는 선제적으로 내렸다가는 한미 금리 역전 차이 확대로 자금 이탈 우려가 높아진다는 점이 꼽힌다. 준기축통화인 유로화와 달리 선제적 인하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인 1400원대로 올라설 우려도 높다.
경기 부진 우려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본다.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전에 수출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최근 정부는 종전 2.2%에서 2.6%로 높였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예상했다.
SC제일은행은 ‘한국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한은이 미국에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이유에 대해 “금통위가 4분기 금리를 낮출 것”이라며 “한국 경제 성장세 개선은 금리를 시급하게 인하해야 할 필요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증권도 한은의 첫 번째 인하 시점이 10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3분기 2.3%, 4분기 2.1%로 물가가 더 둔화될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에서 일부 비둘기파적 조정이 정책 성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면, 한은이 금리 판단에 내수 부진을 우선시하면서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3.1%)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 둔화와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할 때 7월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고, 8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8월과 11월 인하를 예상한다”면서 “7월 금통위에서는 GDP(국내총생산)가 잘 나왔지만, 내수와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긴축의 강도를 느슨하게 해서 중립적인 통화 정책 의견 제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