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선장을 바꾸고 AI 분야의 미래를 다시 설계한다. 삼성전자는 5월 21일 반도체 사업을 이끌 DS(디바이스설루션)부문장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을 위촉했다. 기존 DS부문을 총괄하던 경계현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계현 사장은 이번 인사로 미래사업기획단장과 함께 SAIT 원장을 겸임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험이 많은 전략가를 수장으로 배치한 것을 두고 ‘반도체 초강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들어선 가운데,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미래 경쟁력에 더욱 힘을 싣는 차원에서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반도체 수장에 전영현 부회장 임명···‘메모리 성공 DNA’ 심으려고 재소환
조직의 분위기 쇄신하고 미래 경쟁력에 힘 싣는 차원에서 수장 전격 교체
기존 DS부문 이끌던 경계현 사장, 미래사업기획단으로···SAIT 원장도 겸임
▲ 삼성전자는 DS부문 새 수장으로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임명했다고 5월 21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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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으로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DS(디바이스설루션)부문의 새 수장으로 전영현(64)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임명했다고 5월 21일 발표했다.
전영현 신임 DS부문장은 1960년생으로 한양대 전자공학부,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박사 출신이다. 지난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낸드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14년부터는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한 뒤 2017년에는 삼성SDI로 자리를 옮겨 5년 간 삼성SDI의 대표이사를 담당했다.
이후 이사회 의장으로서 ESG 경영 강화,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 양성에 힘을 쏟다가 올해부터 삼성전자 및 전자 관계사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미래사업기획단을 이끌고 있다.
위기의 반도체 구원투수로 등판
전 부회장이 책임지게 된 DS부문은 지난해 업황 악화로 15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9100억 원을 기록,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위기감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가 연말 인사가 아닌 비정기 인사로 DS부문 수장을 전격 교체한 것을 두고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향 반도체 시장 대응 등 미래 경쟁력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30년 넘게 세계 1위를 지켜왔던 메모리 반도체에서마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다.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뒤, 4세대인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큰손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5세대인 HBM3E도 양산에 들어가며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DS 부문에서 15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자, 연말 인사에서 경계현 사장 교체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면서 유임됐다. 하지만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HBM의 엔비디아 납품이 예상보다 계속 지연되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엔비디아 HBM 검증 통과가 늦어지는 것이 인사에 결정적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장 교체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고 있는 현시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영현 부회장이 기술 혁신과 조직의 분위기 쇄신을 통해 임직원의 각오를 새롭게 하고 반도체의 기술 초격차와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한 반도체 ‘기술통’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를 거쳐갔던 전영현 부회장을 DS 부문장으로 배치한 이유는 뭘까.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국면에서 삼성전자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만큼 전영현 신임 DS부문장(부회장)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AI용 고성능 메모리 칩인 HBM과 파운드리 시장 선두 탈환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전영현 부회장이 배터리 화재 문제로 위기에 처한 삼성SDI에 투입돼 품질 문제를 해결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위기 극복의 경험이 ‘반도체 선장’ 발탁의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신임 DS부문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과 조직의 분위기 쇄신을 통해 임직원이 각오를 새롭게 하고 반도체의 기술 초격차와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이사회를 통해 전영현 부회장의 사내이사·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 경계현 사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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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돌파구 열어주려 용퇴
기존 DS부문을 이끌던 경계현 사장(61)은 미래사업기획단으로 자리를 옮긴다. 경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 겸 SAIT(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위촉 업무가 변경된다.
경 사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DS부문장 변경과 관련해 DX(디바이스 경험), DS부문의 두 대표이사가 협의하고 이사회에도 사전 보고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 사장의 갑작스런 용퇴 선언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IT 산업의 속성상 경 사장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직을 위해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감한 리더십 교체를 위해 경 사장이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5월 21일 DS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을 위촉하자 내부에서는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오다가, 2022년부터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계현 사장은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2022년부터는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서 반도체 사업을 총괄했다”며 “이러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사업기획단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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