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발사체 제조시설 착공…한화그룹 우주사업 가속도

“독자적 발사체 인프라 확보…우주경제 시대 연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4/02/23 [17:09]

민간 발사체 제조시설 착공…한화그룹 우주사업 가속도

“독자적 발사체 인프라 확보…우주경제 시대 연다”

송경 기자 | 입력 : 2024/02/23 [17:09]

더 넓은 우주를 향한 한화그룹의 여정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 대한민국의 대표 우주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최대의 민간 발사체 생산 시설을 짓는다. 누리호 체계종합사업자로서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 제조 인프라를 확보해 민간 주도의 우주경제 시대를 앞장서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우주개발 시장은 미국의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같은 민간 기업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지난해 국산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 첫 실전 발사에 성공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우주에 관한 한 후발 주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짓는 국내 최대 민간 발사체 생산 시설에서는 2025년 차세대 중형 위성 3호와 2026년 초소형 위성 등이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다. 3차 발사를 주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남은 세 번의 발사에서 누리호 조립부터 발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대표 우주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최대 민간 발사체 생산시설 착공

500억 투자 2025년까지 1만8000평 단조립장 짓고 우주 발사체 생태계 조성

 

▲ 지난해 10월 ‘서울 국제항공우주 전시회’ 한화 통합부스를 찾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한화에어로페이스의 ‘스페이스 허브존’을 둘러보는 모습.  

 

종합적인 우주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여정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우주 발사체 제조 시설에 착공하는 등 국가의 능력을 뛰어넘어 민간 기업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월 15일 전라남도 순천에서 발사체 제조 시설인 스페이스허브 발사체 제작센터(가칭) 착공식을 진행했다.

 

전남 순천시 율촌사업단지에서 진행된 단조립장 착공식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이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서동용 국회의원, 노관규 순천시장 등 150여 명의 정부, 지자체,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우주 발사체 생태계 조성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단조립장 착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우주사업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약 5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6만 m2(1만8000평) 규모로 건립되는 단조립장에서는 2026년 발사 예정인 누리호 5호기는 물론 후속 신규 발사체들도 이곳에서 제작된다. 또 단조립장을 중심으로 300여 누리호 참여 기업 및 연구개발 기관과 협력해 우주 발사체 생태계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말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 기업으로 선정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누리호 제작 및 발사운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착공식을 계기로 대한민국 우주경제에 대한 국민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2월 15~20일까지 ‘단조립장 명칭 공모전’도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주기업으로서 우주경제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정도의 길을 걸으며, 멈추지 않는 도전으로 민간 우주경제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에 앞서 2월 14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고용노동부, 경상남도 등 정부, 지자체 및 주요 기업들과 함께 ‘항공우주제조업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공동선언식’을 가졌다.

 

이날 선언식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 등 약 60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원·하청간 상생협력 모델 구축의 일환이다. 항공우주 제조업의 경우 주요 기업이 경상남도에 집중돼 있어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힘을 합치고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는 형태의 지역 단위 상생모델로 운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원청사는 ▲협력사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 ▲협력사의 숙련인력 확보 및 기술경쟁력 제고 ▲공정거래 등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 ▲업계 장기발전 모색 등 상생협력 방안 실행을 선언했다. 협력업체는 자사의 역량 강화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제반 사항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손재일 대표는 이날 공동선언식에서 “한화의 ‘함께 멀리’ 동반성장 정신으로 상생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업체의 전문성과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우주개발·우주산업은 국가와 국가 간 기술 공유의 장벽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모든 과정을 타국의 기술 원조나 지원 없이 한 국가가 스스로 터득하고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우주개발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설계와 운용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체계종합기업이 참여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을 주관할 체계종합기업 선정 작업에도 들어갔다. 이미 우주발사체 엔진 및 체계종합 위성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고, 누리호 4~6호 발사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 선정작업에 참여했다. 

 

이제 막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우리나라 우주산업 현주소를 고려하면 전문성을 갖춘 종합적인 우주기업의 선발과 성장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가 새로운 우주시대에 동참하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뉴 스페이스 시대 개척

 

한화그룹은 우주개발·우주사업을 위해 인재와 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등 ‘뉴 스페이스’ 시대 개척에 공을 들여왔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2023년 10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의 한화 통합부스를 방문해 차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시장의 우주산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밸류체인 구축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겠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투기 엔진을 생산해온 한화가 대한민국 대표 방산·항공·우주 기업으로서 국토방위와 방위산업의 국가전략 산업화에 기여하기 위해 항공기 엔진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펼쳐 보인 것.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0여 년간 9800대 이상의 다양한 항공엔진을 생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5세대급 유·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가스터빈 엔진 분야의 핵심소재 및 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며, 국내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나섰다.

 

김 부회장은 전시장 부스 방문 당시 ‘스페이스 허브존’을 둘러보며 정부의 ‘우주경제 로드맵’에 맞춘 우주기술 기반의 민간 서비스 제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에서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에 이르는 우주사업 전반에 걸친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통신 위성기술을 활용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선박, 자율주행차 등이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하고, 위성 관측 기술로 확보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처럼 우주·항공 산업 분야에서도 ‘뉴 스페이스’, ‘K-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선,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민간 산업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뉴 스페이스 시대 개척을 위해 지난해 9월에는 ‘대한민국 우주개발 1세대’인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을 ‘미래우주기초기술연구원’의 CTO(최고기술경영자·원장)로 영입했다. 

 

조 원장은 항우연의 창립 멤버이자 2014~2017년까지 10대 원장을 역임한 ‘대한민국 우주개발 1세대’로 30여 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자타 공히 우주 전문가로 꼽혀온 조 원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정부가 제시한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 로드맵에 따라 미래 우주기술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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