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보복소비 꺾이고, 이상 고온 현상으로 패션 수요 줄어 3분기 실적 악화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모습. 두 달간의 공사를 마치고 ‘뉴 스트리트(NEW STREET)’로 새롭게 단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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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백화점 업계가 올해 들어 성장세가 푹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찾고, 명품 보복 소비에 모임까지 늘면서 패션·뷰티 수요가 크게 증가해 신세계·현대 백화점은 사상 최고 매출 실적을 올렸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사태 3년 만에 매출 3조 원대를 회복하는 등 기록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 3분기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3대 주요 백화점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늘었거나 꺾였고 영업이익은 모두 두 자릿수 감소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실적을 이끈 명품 보복 소비 효과가 옅어진 데다 가을철 이상고온 현상으로 패션 수요가 부진해진 영향이다. 여기에 각종 물가 상승으로 관리비, 판촉비 등 비용 출혈이 컸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월 1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감소한 7530억 원, 영업이익은 31.8% 줄어든 740억 원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0.9% 감소한 6043억 원, 영업이익은 15.1% 줄어든 928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 매출은 580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98억 원으로 17.4% 줄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명품이 잘 팔리며 실적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여행 등으로 소비가 분산되며 명품 매출이 확실히 꺾였다”며 “여기에 통상 9월부터 FW(가을·겨울) 패션 수요가 높아지는데 올해는 10월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남녀패션, 스포츠 아웃도어, 골프 등 패션 전반 카테고리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백화점 3사의 매출 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명품으로 분류되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매출은 지난 7월 3.7%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다 8~9월 각각 7.6%, 3.5%로 역신장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했고, 올해 1월(7.2% 하락) 역성장을 기록한 뒤 줄곧 한 자릿수 신장에 머물렀는데 3분기 들어 두 달 연속 매출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30%를 웃도는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 비중은 9월 역신장으로 29.1%로 떨어졌다.
명품뿐 아니라 이상고온 현상의 영향으로 9월 패션 매출도 부진했다. 여성정장(7.5%↓), 여성 캐주얼(1.3%↓), 남성의류(11.4%↓), 아동 스포츠(4.3%↓), 잡화(0.2%↓) 등 비식품 품목 대부분이 전년 동기 대비 역신장했다.
유통업체들은 4분기에는 주춤했던 패션 수요를 끌어올려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은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마케팅 활동을 전면 중단했고, 그 영향으로 통상 백화점의 패션 매출은 12월보다 11월이 높은 편인데 지난해엔 이례적으로 11월과 12월의 매출이 대동소이했다. 그런 만큼 올해 11월은 대대적인 소비 진작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올해 9~10월 따뜻한 날씨로 FW 패션 수요가 부진했던 만큼 비교적 쌀쌀해진 11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11월 17일부터 12월 초까지 백화점 정기 할인행사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점포 리뉴얼을 통한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인천점, 수원점 등 점포 리뉴얼을 진행 중인데 인천점 식품관은 12월에 개관하고, 수원점은 내년 4월까지 리뉴얼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도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을 15년 만에 추진해 현재 면적 2200여 평의 규모를 6000여 평으로 늘려 국내 최대 규모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11월 본점 하이엔드 리빙관 리뉴얼을 오픈했다. 리뉴얼 외에 12월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입점, 판교점 디오르 입점, 더현대 대구점 부쉐론 입점 등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신규 입점해 매출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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