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적인 재능 타고난 ‘코다’ 하은결 역할 맡아 반짝반짝 빛나는 열연
“팔로워 50만 늘어 인기 실감…더 열심히 하고 실망시키지 않을 것”
▲ 얼마 전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연기를 펼친 배우 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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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려운(25·고윤환)은 tvN 종방극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그간 연기력보다 외모로 주목 받았는데, 이번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려운이 맡은 ‘하은결’은 청각장애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유일한 청인 ‘코다’이자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인물인 만큼 수어, 노래, 기타까지 배워야 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려운은 제 옷을 입은 듯 훨훨 날아다녔고 매회 시청자를 울렸다. 특히 1995년으로 타임슬립, 어린 시절 아빠 하이찬(최현욱 분)과 함께 밴드를 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가슴 한켠에 자리 잡은 청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항상 대본이 젖어 있었다. 스스로 ‘연기력이 늘었다’고 느끼기보다, 진수완 작가가 글을 잘 써준 덕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 출연 제의가 왔을 때 차로 이동하면서 대본을 봤는데, 몰입이 되어서 한번에 다 읽었다. 글을 보면서 운 게 처음이다. 은결의 캐릭터에 공감이 갔고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눈물 연기는 하나도 안 힘들었다. 오히려 촬영 전날 연습할 때 계속 눈물이 나서 ‘현장 가서 울어야지’라며 마음을 다잡곤 했다. 대본이 나오면 다 같이 리딩을 했는데, 15~16회는 모든 배우가 울음이 터졌다.”
이 드라마를 통해 ‘코다’라는 단어 자체도 처음 접했다. 촬영 들어가기 2~3개월 전부터 수어를 배웠고, 영화 <코다>(감독 션 헤이더·2021)와 유튜브 영상 등도 찾아봤다.
“기타 신은 2개월 정도 시간이 있어서 ‘직접 치겠다’고 했다. 은결이 천재 기타리스트 아닌가. ‘반짝반짝 작은별’ 수준으로 치는 게 아니라 ‘다다다다~’ 쳐야 해서 불가능했다. 코드를 숙지해 녹음된 기타 소리를 들으면서 핸드싱크를 맞췄다. 잘 치는 것처럼 보여야 해서 기타 고수의 폼을 많이 연구했다.”
“스무 살 때 (가요 기획사에서) 몇 번 명함을 받았다. 가수를 꿈꾸기보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다. 대학교도 뮤지컬과에 여러 곳 지원했는데, 다 떨어졌다”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만 업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드라마 속에서 노래 부르는 신을 보고 창피했다. 쑥스러움이 많아서 친구랑 같이 볼 때는 ‘귀를 막으라’고 했다.”
려운은 이번 연기를 하면서 “밴드 활동을 한 아버지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아버지가 진짜 하이찬이었다. 20대 초반 밴드 프론트맨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옛날 생각이 난다’고 하더라. 기타로는 돈벌이가 안 돼 재즈카페에서도 연주했다고 하더라. 어머니가 기타 레슨 수강생이었다. 아버지의 인기가 진짜 많아서 엄마가 따라다녔다. 기타 치는 장면을 보고 ‘몸이 너무 굳어 있다’ ‘이제 좀 잘하네’ 등의 피드백도 줬다. 연주하는 장면은 모두 촬영하는 걸 잊고 즐기면서 찍었다.”
1980~1990년대 노래는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드라마 속에서 부른 곡을 ‘음원으로 내달라’는 시청자 반응도 많았다. 려운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꼽았다.
“도입부부터 ‘딴딴딴딴~‘ 하면 도파민이 터진다. 노래방에선 유승범 선생님의 <질투>를 자주 부른다. 아버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나중에 전문적인 레슨을 받으면 OST도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네 살 어린 최현욱(21)과의 부자 연기는 어색하지 않았을까.
려운은 “리딩 때 현욱이한테 ‘아빠’라고 부르면 다들 웃었다. ‘어떻게 네가 아빠냐’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몰입이 잘 됐다. (타임슬립 전 아버지 역) 최원영 선배와 촬영을 마치고, 과거 신을 찍어서 최현욱과의 호흡도 자연스러웠다. 동생들과 작품을 한 게 처음이라서 괜히 나를 ‘꼰대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야 할까?’ 고민했다. 다행히 최현욱이 ‘형~’ 하면서 먼저 다가와서 단시간에 친해졌고, 현장에서 좋은 케미스트리가 나온 것 같다.”
마지막회에서 은결과 온은유(설인아 분)는 현재로 돌아와 해피엔딩을 맞았다. 작품 자체는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높지 않았다. 1회 3.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6회 4.5%로 막을 내렸다. 최현욱이 ‘2023년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려운 역시 아쉽지 않았을까.
“나에게 청춘으로 남을 것 같다. 사랑, 가족, 우정, 음악, 밴드 등이 내포돼 있었는데, 촬영이라고 느끼지 않을 만큼 즐거웠다. 나한테 ‘청춘이 뭐야?’라고 물으면 ‘워터멜론’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시청률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올해 최고의 드라마가 된 것 같다. 종방연 때도 축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려운은 어느덧 데뷔한 지 6년이 됐다. 2017년 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시작으로 <닥터 프리즈너>(2019), <18 어게인>(2020), <악의 마음을 잊는 자들>(2022), <꽃선비 열애사>(2023) 등을 통해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미 <빌린 몸>과 <찌질의 역사> 촬영을 마쳤으며, 최근 일본에서 첫 단독 팬미팅도 열었다.
려운은 “요즘 인기를 실감한다”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50만 명 정도 늘었다. 영어, 아랍어, 힌디어 등으로 댓글이 달린다.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사랑을 느끼고 있다. 팬미팅 매진이 됐을 때 실감을 못 했는데, 현장에서 다들 좋아해줘서 내가 더 감동 받았다. 더 열심히 하고 실망 시키지 않을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은결처럼 타임슬립을 해보고 싶지 않냐고? 예전엔 성장기로 돌아가서 밥을 많이 먹고 줄넘기도 해서 ‘키가 많이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아빠가 밴드 활동을 하던 시절로 가고 싶었다. 아버지 사진을 보면, 긴 곱슬머리에 청재킷, 부츠를 신고 헤비 메탈 스타일을 하고 있더라. 그때로 돌아가서 아버지와 함께 밴드 연주를 하면 어떨까 싶다. 돌이켜보면 입시 준비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 연기를 업이 아니라, 꿈을 꾸면서 하고 싶은 걸 하는 시절이었다. 학원에서 뮤지컬 노래를 듣고 듀엣도 하고, 연극 보러 가고 독백 연습하고, 돈 모아서 소극장 무대에도 올렸다. 지금도 동기들을 만나면 ‘그때가 제일 즐거웠다’고 할 정도로 빛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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