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나 성장하고, 연애하며, 나이가 드는 모든 과정에서 다양한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호르몬은 성별을 결정짓고, 신체를 성장시키고, 번식하고, 정신과 감정을 컨트롤하며, 체내 환경을 유지하는 등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물질이다. 또 호르몬은 체내에서 만들어져 특정 기관으로 정보를 전달하거나 특정 기관을 작용하게 하는 화학 물질이다. 지금까지 발견한 호르몬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만 추려도 7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호르몬은 어떤 물질이며, 우리의 몸속 어디에서, 어떠한 원리를 통해 그러한 작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일까? 최근 새로 나온 책 <하루 한 권, 호르몬의 작용>(드루 펴냄)은 분명히 존재함에도 모호하게만 알고 있고, 만들어지는 순간 우리 몸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 호르몬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소개해 눈길을 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이자 우리 몸의 설계자인 호르몬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호르몬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이자 우리 몸의 설계자
웃고 울고, 먹고 자고, 아프고 건강한 건 모두 호르몬 작용에 달려 있어
스트레스·컨디션 난조는 다 호르몬 때문…몸이 보내는 신호 놓치지 말라
인체가 변화 맞이할 때마다 호르몬은 체내 환경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작용
소화 돕기 위해 침 분비 활발하게 만들기도 하고 뼈와 근육 성장 촉진시켜
▲ 호르몬은 성별을 결정짓고, 신체를 성장시키고, 번식하고, 정신과 감정을 컨트롤하며, 체내 환경을 유지하는 등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물질이다. <사진출처=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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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호르몬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호르몬이 성장부터 일상생활, 체내 환경 유지, 성별 결정 그리고 생식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하루 한 권, 호르몬의 작용>을 집필한 노구치 데쓰노리는 책의 서문 격인 ‘들어가며’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모든 호르몬은 각각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그중 성 호르몬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호르몬이다. 가장 독특한 호르몬이기도 하다. 다른 호르몬들이 성별을 막론하고 같은 작용을 하는 데에 반해 성 호르몬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의 신체가 다른 이유 역시 성 호르몬 때문이다. 수정하는 순간 성별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엄마 뱃 속에서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얼마나 받았는지도 아주 중요하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으로 명확하게 나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모호하다. 검은색과 흰색 사이에 여러 단계의 회색이 존재하듯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사이에도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책에서는 성 호르몬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저자 데쓰노리는 오십을 넘길 무렵부터 몸의 피로와 권태감이 늘고 우울증도 심해지는 것 같았다고 한다. 특히 오전에는 몸이 무겁고 어떤 일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쉽게 짜증이 나서 진정이 안 되거나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이는 일도 늘 있었다고 한다.
“호르몬에 관한 책을 집필하며 인체의 신비를 새삼 깨달았다”는 그는 “정밀한 신체를 만들어낸 진화의 과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갱년기 장애는 여성에게만 존재한다고 여겨졌지만 사실은 남성에게도 나타난다. 남성도 나이가 들면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지만, 여성만큼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아서 갱년기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트레스 영향으로 남성 호르몬 분비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40대 이상의 남성이 증가했다. 그 결과, 갱년기 장애 증상을 보이는 남성이 증가하고 있다. 몸에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몸이 아프거나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중장년 남성이라면 한 번쯤 남성 호르몬의 분비 저하를 의심해 볼 만하다.”
실제로 호르몬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컨디션 난조는 다 호르몬 때문”이라면서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말라”고 경고한다.
또 우리 몸은 ‘자율신경, 호르몬, 면역’이라는 세 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나머지 두 기둥에도 영향을 미쳐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 그중에서도 자율신경과 호르몬은 컨트롤 타워가 같다 보니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나머지도 바로 무너진다. 특히 자율신경은 스트레스에 약하기 때문에 호르몬의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라 할 수 있다.
호르몬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이자 우리 몸의 설계자라는 호르몬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호르몬은 체내에서 만들어져 특정 기관으로 정보를 전달하거나 특정 기관을 작용하게 하는 화학 물질이다. 호르몬의 어원은 그리스어 ‘호르마오’로 ‘자극하는 것’ ‘불러 깨우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발견한 호르몬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만 추려도 70여 가지가 넘는다. 남성의 정소에서 분비되는 안드로겐, 여성의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 잘 알려진 호르몬으로는 아드레날린, 성장 호르몬, 갑상샘 호르몬, 히스타민 등이 있다. 또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과 같은 뇌내 호르몬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호르몬 생성 세포는 내분비 세포라고 부른다. 내분비 세포가 모인 곳을 내분비 기관(내분비샘)이라고 하는데, 주요 내분비 기관으로는 정소, 난자, 취장, 부신, 갑상샘, 시상하부, 하수체가 있다.
호르몬은 내분비 기관에서 모세 혈관을 통해 혈액 속으로 직접 분비된다. 그래서 원하는 기관이나 조직에 명령을 전달하고 특정한 작용을 촉진하기도 한다. 각 호르몬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필요한 조직에 대해서만 작용하며, 이는 우리의 생명 활동을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한다.
반면에 소화액이나 타액, 땀, 모유 등과 같이 분비 세포에서 만들어져 세포 밖(소화 기관의 안쪽 표면이나 신체 표면)으로 분비되는 것은 외분비라고 한다.
▲ 성 호르몬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호르몬이다. 가장 독특한 호르몬이기도 하다. 사진은 임신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출처=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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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발견의 역사
18세기 무렵에는 수탉의 정소를 제거하면 볏이 작아지면서 번식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후 1849년 독일의 생리학자인 베르톨트는 정소를 제거한 수탉에게 다른 수탉의 정소를 이식하면 볏이 커지고 번식 활동도 정상화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통해 정소에는 정자를 만드는 기능뿐만 아니라 볏을 키우거나 번식 활동을 촉진하는 물질을 만드는 기능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859년 프랑스의 생리학자인 베르나르는 간에서 포도당이 혈액 속으로 직접 방출되는 현상에 ‘내분비’라고 이름 붙였다.
1901년 일본의 화학자 다카미네 조키치는 부신 수질에서 분비되는 어떤 물질을 발견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이 물질을 결정화해 추출하는 것에 성공했는데, 이것이 바로 혈압과 혈당 상승 작용을 하는 ‘아드레날린’이다.
1902년 영국의 생리학자인 스탈링과 베일리스는 십이지장에서 분비되어 췌액의 분비를 촉진하는 물질인 세크레틴을 발견했다. 1905년 스탈링은 내분비되는 물질을 그리스어로 ‘자극하는 것’을 뜻하는 ‘호르마오’에서 유래해 ‘호르몬’으로 부르자고 제창했다. 스탈링은 호르몬올 ‘체내의 어떤 한정된 기관에서 만들어져 혈액을 통해 다른 특정 기관으로 운반되어 미량으로 특수한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고 정의했다. 이렇게 호르몬의 개념이 확립되었다.
환경 호르몬이란?
환경 호르몬은 ‘외인성 내분비 교란 화학 물질’을 지칭하는 말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합성 화학물질로 구조가 호르몬과 비슷해서 진짜 호르몬과 비슷한 기능을 하거나 반대로 그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에, 체내 정상 호르몬의 기능을 어지럽힌다.
WWP(세계자연기금)의 과학 고문인 테오 콜본이 1996년 미국에서 출간한 <도둑 맞은 미래(Our Stolen Future)>라는 책을 계기로. 환경 호르몬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동안 생물에 무해한 줄 알았던 합성 화학물질이 사람이나 야생 동물의 생식기 장애나 이상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중 하나가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화학물질에 의해 수컷 야생 동물의 생식기가 여성화되는 현상이다.
일본에서 잉어의 번식 활동 이상 등이 발견된 적이 있는데, 공업용 세정제로 사용되는 화학 물질인 노닐페놀이 원인으로 보인다. 인간의 정자 수가 환경 호르몬으로 인해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환경 호르몬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처럼 환경 호르몬 물질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많다. 그래서 지금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호르몬과 페로몬의 차이는?
페로몬은 생물이 분비하는 화학물질로, 그리스어로 ‘흥분(자극)을 운반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호르몬은 자신의 체내에서만 작용하는 반면에 페로몬은 체외로 분비되어 동종 생물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람 이외의 동물, 특히 곤층은 번식기에 성 페로몬을 뿜어서 상대를 유인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인간에게는 페로몬을 감지하는 능력이 없는 줄 알았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도. 이러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도미토리 효과(기숙사 효과)로 동거하는 여성끼리 월경 주기가 같아지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이는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두 달간 한 여성의 겨드랑이 냄새를 머금은 솜을 다른 여성의 코 밑에 문지르자, 냄새를 맡은 여성의 월정 주기가 냄새를 제공한 여성의 월경 주기와 가까워졌다.
또, 여성은 남성의 HLA 형별을 감지할 수 있다. HLA란 백혈구나 세포가 가진 단백질로 면역 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백혈구는 HIA형을 통해 개체를 구별하는데 덕분에 체내에 병원체와 같은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알아차리고 공격할 수 있지만, 장기 이식을 할 때는 이식한 장기를 이물질로 간주해 거부 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여성은 무의식적으로 남성의 HLA형을 감지해 자신과 다른 HLA형 남성의 냄새에 더욱 호감을 느낀다. 다른 HLA형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일수록 면역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임기의 여성일수록 HLA형이 다른 남성을 선호하고, HLA형 이 비슷한 부부일수록 아이를 갖기 어렵다.
호르몬의 종류
호르몬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호르몬 연구가 점차 진행되면서 스탈링이 제시한 호르몬의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 것들이 발견되었다.
모든 호르몬이 혈액을 통해 분비되는 것은 아니다. 분비 세포가 분비한 호르몬이 스스로에게 작용하는 경우(자가 분비)나 인근 세포에 작용하는 경우(주변 분비)도 있다. 이를 국소 호르몬이라고 한다.
또 뇌내 신정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과 도파민도 넓은 의미에서 호르몬으로 본다. 나아가 특정 내분비 기관뿐만 아니라 소화관과 심장 등에서도 호르몬이 분비된다.
조금 특이한 사례로는 비타민D가 있다. 보통 비타민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비타민D는 피부로 자외선을 받아 체내에서 합성해, 소화관에서 칼슘이나 인의 흡수를 촉진하고 이들의 혈중 농도를 조절한다. 그래서 비타민D는 호르몬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호르몬은 체내에서 다양한 작용을 일으키는 전달 물질을 넓게 정의하는 말이 되었다. 호르몬은 화학 구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펩타이드(단백질) 호르몬
-스테로이드 호르몬
-아미노산 유도체 호르몬
-펩타이드(단백질) 호르몬
펩타이드 호르몬은 아미노산이 2개 이상 연결된, 단백질 호르몬을 말한다. 단백질은 20가지의 아미노산 중 몇 가지가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그중 비교적 아미노산의 수가 적은 것은 펩타이드, 아미노산의 수가 많은 것은 단백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펩타이드와 단백질을 구분하는 명확한 경계선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 펩타이드 안에서도 아미노산이 10개 정도인 것은 올리고펩타이드, 그 이상인 것은 폴리펩타이드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펩타이드 호르몬으로는 성장 호르몬과 인슐린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콜레스테롤에서 유래된 지질 호르몬이다. 지질(脂質)이란 신체 속에 있는 물에 잘 녹지 않는 화합물의 총칭으로 그중 스테로이드는 거북이 등딱지를 모아놓은 것 같은 스테로이드 골격 구조를 띤다.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는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안드로겐), 부신 피질 호르몬(코르티코이드) 등이 있다.
-아미노산 유도체 호르몬
아미노산 유도체 호르몬은 아미노산이 변화해 생긴 호르몬이다. 유도체 불질이 변화해 생기는 화합물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아미노산 유도체 호르몬으로는 아드레날린, 멜라토닌, 갑상샘 호르몬 등이 있다.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도 아미노산 유도체 호르몬이다.
타이로신에서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이 생성되고 트립토판에서 세로토닌, 멜라토닌이 생성된다.
-기타(지방산 유도체 호르몬)
지방산 유도체 호르몬은 지방산이 변화해 생긴 호르몬이다. 지방산은 지방이 분해되어 생긴 물질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지방산 유도체 호르몬으로는 프로스타글란딘이 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자궁을 뺀 전신의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다. 자궁 수축, 위액 분비 억제, 혈관 및 기관지 확장 같은 기능을 하고 생리통 같은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호르몬이 작용하는 구조
호르몬은 체내에서 만들어져 특정 기관에 정보를 전달하거나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 물질이다. 호르몬은 대부분 혈액을 통해 체내로 운반된다. 호르몬은 전신으로 운반되지만 정해진 기관에만 정보를 전달하거나 작용한다. 정해진 기관이 아닌 곳에 명령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이는 호르몬과 그 호르몬에 의해 명령을 받는 표적 기관이 열쇠와 열쇠 구멍 같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을 열쇠라고 보았을 때, 표적 기관에는 수용체(리셉터)라고 불리는 열쇠 구멍 역할을 하는 존재가 있다. 그래서 호르몬은 해당 호르몬과 결합하는 수용체를 가진 표적 기관에만 정보를 전달하고 영향을 미친다.
다만 하나의 호르몬에 대한 수용체는 1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복수 존재하기도 하므로 하나의 호르몬이라도 결합하는 수용체마다 다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호르몬 A가 수용체 B와 결합했을 때와 수용체 C와 결합했을 때, 각각 다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하나의 호르몬이라도 표적 기관별로 다른 정보를 전달하거나 표적 기관별로 다른 작용을 미칠 수 있다.
호르몬과 수용체
호르몬은 정해진 수용체와만 결합해 정보를 전달한다. 혈액을 통해 표적 기관에 도달한 호르몬은 해당 기관의 세포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한다. 수용 체와 결합한 호르몬은 표적 기관이 특정 활동을 개시하도록 명령을 내리거 나 세포의 핵 속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본체인 DNA가 단백질을 만들게 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결합 방법이 다르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세포 안이나 핵 안으로 들어가 내부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한다. 그리고 수용체와 결합한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직접 DNA에 작용해 단백질을 만들게 한다.
반면에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펩타이드 호르몬이나 아미노산 유도체 호르몬은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고 그 자극이 세포 내로 전달된다. 전달된 자극이 특수 효소나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세포나 DNA에 작용을 미치는 것이다. 하지만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 노르아드 레날린, 세로토닌 같은 아미노산 유도체 호르몬은 다른 전달 방법을 취한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을 내분비 기관(내분비샘)이라고 한다. 호르몬을 만드는 세포는 해당 내분비 기관을 지나는 모세 혈관으로 호르몬을 분비한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주요 기관에는 시상 하부, 하수체(뇌하수체), 췌장(랑게르한스섬), 부신, 갑상샘, 부갑상샘, 정소(고환), 난소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기관 외에도 심장, 위, 간, 신장, 장 등에서도 호르몬이 분비된다.
호르몬의 특징
주요 내분비 기관과 각 기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체내에서 만들어진 화학 물질
호르몬은 체내에서 단백질의 원료인 아미노산과 콜레스테롤 등으로 만들어진 화학 물질이다.
-특정 기관에서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호르몬은 특정 내분비 기관에서 만들어진다. 구체적인 내분비 기관으로는 정소, 난소, 췌장, 부신, 갑상샘, 시상하부, 하수체 등이 있다.
-혈액 중으로 분비되어 혈액에 의해 운반된다
호르몬은 내분비 기관에서 그곳을 지나는 모세혈관으로 분비되어 혈액 을 통해 표적 기관까지 운반된다.
-떨어진 기관에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호르몬은 혈액을 통해 운반되어 분비 기관에서 떨어진 기관에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분비 세포 자신 혹은 옆 세포에 작용하는 것과 뇌내 신정 전달 물질처럼 신경 간 전달 물질로 작용하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작용하는 기관이 정해져 있다
각 호르몬이 작용하는 기관은 정해져 있어 그 외의 기관에서는 작용하지 않는다. 다만 하나의 호르몬이 여러 가지 작용을 하거나 반대로 여러 호르몬이 협력해 한 가지 작용을 하기도 한다.
-호르몬은 미량으로 작용한다
표적 기관에 작용하기 위해 필요한 호르몬의 양은 매우 적다. 예를 들어 여성이 평생 체내에서 분비하는 여성 호르몬의 양은 티스푼 하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호르몬이 미량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적당한 호르몬의 양이 제한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호르몬의 양이 조금이라도 부족하거나 넘치면 신체에 여러 가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호르몬과 건강
이렇듯 호르몬은 우리의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막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언제나 우리의 삶 속에 있다. 사람의 신체는 계속해서 환경의 변화를 맞이하며 그럴 때마다 호르몬은 체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작용을 한다. 추울 때는 피부혈관을 수축시켜 열을 지키기도 하고, 더울 때는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기도 한다. 소화를 돕기 위해 침 분비를 활발하게 만들기도 하고 뼈와 근육의 성장을 촉진시킨다. 또, 뇌 속에서 작용하는 호르몬은 특정 상대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높이기도 하고, 스트레스 상황에 맞닥뜨리면 흥분과 억제의 균형을 유지해 마음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한다.
하지만 호르몬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마음과 신체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몸의 피로감이 늘 수도 있고 우울감이나 불안감에 빠질 수도 있다. 당뇨나 비만, 암이나 생활 습관병에 걸릴 수도 있다. 우리 몸의 호르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다시 건강한 신체를 되찾는 것에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