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여직원 성추행 의혹 진실공방

이번엔 前 검찰총장 “직원 위로차 방문했다?”

최유리 기자 | 기사입력 2014/11/17 [10:27]

골프장 여직원 성추행 의혹 진실공방

이번엔 前 검찰총장 “직원 위로차 방문했다?”

최유리 기자 | 입력 : 2014/11/17 [10:27]
사회지도층의 잇단 성추문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박희태 국회의장의 ‘캐디 성추행’에 이어 이번에는 전직 검찰총장이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골프장에서 성추행 구설에 올랐다. 전 검찰총장을 경찰에 고소한 여직원은 프런트에서 일하면서 수시로 회장으로부터 성적인 발언을 들어왔고 지난해 6월에는 강제로 껴안고 기습적으로 입을 맞추는 행위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회장은 “그런 일이 없다”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본인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회장은 직원이 일을 그만둔다기에 ‘위로차원’으로 여직원들이 사용하는 기숙사에 방문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논란은 좀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편집자주>

여직원, 전직 총장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고소

설득 차원으로 찾아간 전 검찰총장 “허무맹랑”


여론의 ‘관심 집중’…성추문 연루된 ‘男 누구?’


[주간현대=최유리 기자] 근래 공직계열 인사들의 잇따른 ‘성추행 파문’으로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전 검찰총장 골프장 여직원 성추행’ 파문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 박희태 국회의장의 ‘캐디 성추행’에 이어 이번에는 전직 검찰총장이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골프장에서 성추행 구설에 올랐다. <사진은 이미지 사진,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 주간현대

제2의 박희태 추문

이번 사건은 20대 초반의 여성이 일하고 있는 골프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성폭력수사대는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한 골프장 여직원 A씨가 골프장 회장으로 재직 중인 전 검찰총장 출신 B(70)씨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지난 11월12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6월22일경 발생했다. A씨는 해당 골프장에 2011년에 입사해 2년간 프런트 직원으로 일했다. A씨가 경찰 측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그가 근무하는 골프장에는 여직원들만 사는 기숙사가 따로 있는데 밤 10시쯤 B씨가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숙사에는 A씨와 룸메이트가 함께 있었으며 B씨는 밤늦게 골프장 여성 간부와 함께 찾아왔다. 당시, A씨는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B씨가 자신을 밖으로 나오게 한 뒤 강제로 껴안고 기습적으로 볼에 입을 맞추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당황한 A씨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아빠가 아니면 뽀뽀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B씨가 “너희 아빠가 나보다 더 대단하냐”며 이야기해 본인의 아버지까지 무시하는 것이 화가 났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여성의 말에 따르면 B씨가 “넌 내 아내보다 100배는 예쁘다. 이제부터 내 애인이다” 등의 말을 하며 상황이 끝난 자정 무렵에는 5만원을 꺼내 억지로 손에 쥐어주고 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가 온갖 추태를 부리면서 자신의 어깨를 만지면서 계속 안아달라고 강요를 했다고 고소장에 언급했다.

결국 성추행을 경험한 A씨는 이 일이 있은 직후 6월 말경 사표를 제출했고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리다가 사건 발생 1년이 넘은 시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함께 고소장을 제출하러 온 아버지는 딸이 치욕감을 느껴 돈을 찢고 아버지까지 피할 정도로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고소장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줘 고소한다”면서 “검찰총장을 하고 나온 위세와 권력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회적 관행이 반복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이번 고소건 이외에도 B씨가 프런트 앞에서 손을 잡거나 뽀뽀하는 시늉을 하고 “핸드폰 번호 알려주라”나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는 식의 모욕적인 성희롱들을 일삼았다고 고소장에서 밝혔다.

이 같은 사건이 불거지자 B씨는 해명자료를 내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고소장에서 A씨가 주장한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 그는 “저를 둘러싼 의혹이 너무 허무맹랑해서 무시하려고 했으나, 가족들에게까지 언론의 취재가 이어지고 있기에 입장을 밝힌다”며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저는 어떠한 부적절한 행동도 하지 않았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허무맹랑한 고소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골프장 여직원 성추행 논란’은 현재 진실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B씨가 고소장 내용과 관련해서 퇴사하려는 A씨를 설득하고자 숙소를 방문했고 당시에는 다른 여직원 2명도 있었는데 어떻게 신체 접촉을 할 수 있겠냐는 반응을 보인 것. 그러나 상식적으로 프런트 말단 직원이 그만둔다고 이를 위로하고 설득하기 위해 회장이 야밤에 오는 것이 납득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어 고소장에서 ‘현금 5만원권을 손에 억지로 쥐어줬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숙소에 있던 직원 3명에게 모두 준 것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런트가 고생이 많으니 수고한다는 차원에서 수시로 5만원가량을 준다는 것이 B씨의 입장이다.

또한 본인이 숙소를 떠난 시간도 A씨는 자정 무렵이라고 밝혔지만 B씨는 10시경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신체 접촉은 전혀 없었다”며 라고 언급하고 있어 A씨와 완전 상반된 주장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사건이 벌어진 곳이 여성 직원 기숙사여서 두 사람의 진술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줄 CCTV는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고소인의 진술은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는 다른 동료직원의 진술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이 동료직원의 녹취록까지 확보했는데, 회장과 함께 갔다는 여간부는 고소인과 동료직원의 주장과 달리 “그런 일이 없었다”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건이 진실공방으로 번져가는 가운데, 이번 추문에 연루된 B씨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언론에 직접적으로 실명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A씨가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 몇 가지 신상이 드러나 있어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먼저, B씨는 전 검찰총장을 역임했고, 포천에 위치한 한 골프장에서 회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언론에 언급된 사항으로는 B씨는 검찰총장 재직 당시 비리 사건에 연루돼 사퇴한 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골프장 회장에 취임했고 2008년부터는 변호사 활동을 재개하기도 했다.

잇따른 성추문

한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시작으로 최근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골프 캐디 추행까지 사회지도층의 성추문이 연달아 반복되자 일각에서는 “고위층의 ‘甲의식’이 성추행에 대한 인식을 거의 사라지게끔 했다”며 근원적인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dbfl64580@hyundaenews.com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본 기사의 저작권은 <주간현대>에 있습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둘째주 주간현대 1244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